[부산/경남]아태장애인 경기 ‘찬밥신세’

  • 입력 2001년 12월 13일 22시 24분


‘평등을 향한 힘찬 도전’이 힘겹기만 하다.

3억6000만 아태지역 장애인 및 450만 국내 장애인의 한마당 잔치가 될 ‘2002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가 홀대를 받고 있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9월 28∼10월14일) 이후 10월 26일∼11월 1일 열리는 이 대회의 유치 주체는 정부다. 그러나 정부측의 무관심과 무대책,월드컵개최 분위기 등에 묻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장애인 단체의 반발과 대회반납 등 국제적인 망신이 우려돼 정부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대회유치 및 준비〓아시아경기대회 개최지에서 대회를 여는 관례에 따라 정부는 95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유치가 확정된 뒤 98년 이 대회 유치를 결정했다. 아태지역 42개국 선수 임원 등 5000여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육상 수영 휠체어농구 등 17개 종목별로 경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정부조직내 어디에도 전문 지원반은 없으며 보건복지부 재활지원과에서 일반업무로 취급하고 있다. 부산시에는 10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지원과가 있다. 그나마 99년 구성된 아태장애인경기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 유재건·민주당의원)도 부산시에서 파견된 직원 40여명과 정부파견 9명, 자체채용 15명 등 76명으로 총원 117명에 턱없이 모자란다. 이들은 ‘찬밥신세’에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이해부족〓대회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부산시와 조직위는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거쳐 내년도 국비지원분 87억3500만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에서 50억5200만원을 삭감하고 36억8300만원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 대회운영비(경기 및 행사진행, 지원 및 관리) 198억원 중 지금까지 확보된 예산은 시비 30억원과 국비 53억원, 예상수익사업비 64억원 등 총 147억원. 나머지 51억원은 부산시가 부담해야 할 형편. 이 예산은 현재 부산시 등이 부담하고 있는 경기장 시설 개 보수비와 선수촌 이용료 등을 뺀 것.

부산시측은 “처음부터 시는 대회경비조달의 어려움 등을 들어 개최를 반대했지만 정부가 무작정 유치한 뒤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는 대회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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