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입 심층면접 "수다맨이 유리"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20분


전문가들은 심층면접에서 떠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심층면접에서 떠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정답을 몰라도 떠버리가 돼라.”

입시철을 맞아 대학교에서 곧 논술 시험과 함께 심층 면접이 치러진다.

수험생의 당락을 결정할 심층 면접은 ‘식혜를 만드는 비결’ 등 교과서에 없는 엉뚱한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한다. 어느 정도 상식으로 버틸 수 있는 인문계열에 비해 자연계열은 기본 지식을 모르면 문제를 풀 수 없어 더 난감하다.

국내 이공계 교수들은 답을 모르더라도 일단 입부터 열라고 조언한다. 꿀먹은 벙어리인 양 우물쭈물하기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교수들이 던지는 유도성 질문에 맞춰 합리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정답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층 면접의 목적은 정답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서울대의 심층 면접에 참가한 오세정 교수(물리학부)는 “답을 모른다고 멍하니 있는 수험생은 기본 지식을 얼마나 아는지 파악하느라고 시간이 다 간다”며 “문제와 관련해 아는 것부터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이혜숙 교수(수학과)도 “정답을 모르면 교수에게 다시 질문해 힌트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물론 ‘일방적인 떠버리’는 곤란하다. 서울대 이은주 교수(생명과학부)는 “적당히 말한 뒤 교수에게 ‘더 해도 좋겠느냐’는 식으로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며 “너무 혼자서 말하면 대화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제의 의도를 과학과 연관시켜 실생활과 관련된 설명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유리하다”며 “‘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이라는 말보다는 ‘인력’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에서는 심층 면접이 우수 학생을 뽑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공대의 이재성 교수(화학공학과)는 “심층 면접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학생은 대학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낸다”며 “굳이 학원에 갈 필요없이 지금이라도 교사나 친구들과 토론식 수업으로 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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