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익산국토관리청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36분


국도 17호선 가운데 전북 전주와 남원을 잇는 구간은 그동안 ‘살인도로’ 또는 ‘죽음의 도로’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리워 왔다.

87년 기존 2차선 도로를 구조개선 없이 콘크리트로 단순 확포장하는 바람에 급커브와 급경사가 많은데다 중앙분리대마저 없어 중앙선 침범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기 때문이다.또 산악지역이 많아 겨울철에는 곳곳이 빙판이 되고 농로가 따로 없어 경운기 등 농기계 사고도 빈발하는 도로였다. 이에 따라 이 도로의 사고 발생건수는 한해 평균 268건으로 일반 도로의 2배 이상이었고 사망자 비율도 3배에 육박했다.

한해 평균 사망자가 42명에 중상자도 158명으로 사고율과 사망자 비율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처럼 ‘마(魔)의 도로’로까지 불리던 전주∼남원 도로가 바뀌고 있다.

동아일보와 손해보험협회 등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동 제정한 ‘2001 교통안전대상’에서 공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청장 박영준·朴永俊)이 99년부터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교통안전 개선사업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익산국토관리청이 98년 교통개발연구원 등에 용역을 맡긴 결과 52개 지점의 도로 구조를 개선과 안전시설 설치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개선이 시급한 곳은 급커브와 사람 통행이 많은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죽림온천 부근과 겨울철 결빙지역인 상관면 용암리 슬치재(해발 260m)부근. 국토관리청은 우선 지그재그 선형인 죽림온천 부근 도로를 바르게 펴 시야를 확보하고 좌회전 대기차선을 신설하는 한편 중앙분리대와 미끄럼방지시설을 갖췄다.

내리막에 급커브가 심한 슬치재 부근에는 빙판 미끄럼방지를 위해 콘크리트 위에 아스팔트를 덧씌우고 인근 농민과 농기계가 다닐수 있도록 도로 아래에 별도의 통로를 만들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한해동안 이 도로의 사고발생은 예년에 비해 16%, 사망자는 40.5%가 줄었다.특히 연간 50여건에 이르던 대형교통사고(사망 3명 이상 또는 부상 20명 이상)가 올 상반기에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익산국토관리청은 앞으로 2005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이 도로에 6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4곳에 입체교차로를 설치하고 선형을 바로 잡는등 지속적인 사고 줄이기 노력을 할 계획이다. 박청장은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손실은 도로 확충으로 인한 물류비용 절감에 비할바가 아니다”며 “앞으로는 도로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고 쾌적히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익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