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實외교 망신外交]전문가 진단 및 제언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13분


▼‘봉사하는 외교관’ 돼야▼

▽제성호(諸成鎬·법학) 중앙대 교수〓외교업무 전반에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재외국민의 생명까지 달려 있는 영사업무를 하위직이 순환보직 형태로 맡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이러니 문서관리 같은 기본업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주재국 공관장과 총영사, 정무담당 외무관과 영사 간의 통합 지휘체계부터 원활한 업무협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재외국민의 대부분이 한국 공관에 대해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외교관들은 국민을 위한 봉사직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결코 국민 위에 고압적인 자세로 군림하려 해선 안 된다. 특히 영사들이 관료나 정치인을 접대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는 일들은 없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외교가 인간의 최우선 권리인 인권 보호에 전력하고 전세계에 퍼져 있는 한민족의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쪽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中-아시아 비중 높여야▼

▽정종욱(鄭鍾旭·전 주중대사) 아주대 교수〓한국 외교에서 아시아와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실제로는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다소 소홀하게 취급돼온 측면이 있다. 중국의 경우 92년 수교 이래 인적 물적 교류가 폭증하고 있고 대북정책에서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국가다.

대부분의 외교관들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힘에 부칠 때도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외교부 내에서 취약하기만 한 아시아태평양국을 일본-동남아 및 중국-서남아 등 2개로 나눠 조직을 확대 개편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과의 급증하는 경제교류 여건에 비춰볼 때도 바람직한 것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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