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3·1)에 제 이름을 붙여줍시다

  • 입력 2001년 2월 28일 11시 49분


기미독립선언기념일인 3월 1일을 하루 앞두고 삼일절에도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주자는 주장이 28일 동아닷컴의 독자로부터 제기됐다.

독자 이관희씨는 동아닷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7월 17일은 제헌절, 8월 15일은 광복절, 10월 3일은 개천절이라고 부르지만 3월 1일은 이름이 없이 '사밀쩔'로 부르고 '3·1'로 쓰고 있어 올바른 이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이날에 이름을 붙여주지 못한 것은 친일파들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그들 스스로 이 날의 이름을 붙여줄 배짱이 없었던 탓으로 여겨도 구차한 변명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희씨가 보낸 메일내용

이씨는 또 "이 날을 진정으로 기리고 후손들에게 떳떳하게 물려주려면 제대로 된 이름이 있어야 한다"며 "이 일을 게을리하고 훗날로 미룬다면 나라를 팔아넘겼던 죄악보다 더 파렴치한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씨는 명칭이 조금 길더라도 삼일절을 '민족자주독립일'로 불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학계는 그런 주장은 있을 수 있지만 삼일절이라는 명칭이 역사적으로 굴욕적인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사회학과 신용하교수는 "중국 같은 경우 10월 10일을 쌍십절, 5월 4일을 오사절로 부르는 등 민족의 관습에 따라 국경일을 부르고 있다"며 "삼일절도 3월 1일에 만세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이 알고 있다는 관습에 따라 붙인 이름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신교수는 또 "이씨의 주장처럼 삼일절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과정에서 역사적인 굴욕은 없었다"고 덧붙이고 "굳이 삼일절 명칭을 바꾸자면 ‘독립운동절’이 타당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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