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툭하면 바뀌는 교육장관 백년대계 아닌 반년소계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30분


“다른 장관들은 몰라도 교육부 장관 만큼은 나와 임기를 같이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교육 대통령’ 공약을 내세운 뒤 이같이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도 ‘5년대계’도 아닌 ‘7개월 소계(小計)’가 된 느낌이다. 김대통령 재임 35개월 동안 5명의 교육부 장관이 거쳐갔고 또 새 장관이 등장했다.

취임 5개월도 안되고 업무수행에 별 무리가 없었던 이돈희(李敦熙)장관마저 전격 경질되자 교육부에서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불평이 나왔다. 한 직원은 “교육행정 실무를 모르는 장관을 대충 가르치는 데만 6개월이 걸리는데 도대체 일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도 이임식에서 “이제 수습을 뗐는가 했는데 바뀌어 아쉽다”면서 “장관이 자주 교체돼 업무가 불안정할 수 있겠지만 더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로 새로 출범함과 동시에 외부에서 차관보 인적자원정책국장 등을 영입할 예정이어서 업무 공백이 예전보다 더 길어질 전망이다.

물론 역대 정권들도 교육부 장관을 자주 갈아치웠지만 현 정부보다는 덜했다. 7년을 집권한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시절에는 4명의 장관이 평균 21개월 재임했고 초대 이규호(李奎浩)장관은 3년5개월로 역대 최장수였다.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 시절에는 4명이 평균 17개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에는 5명이 평균 1년을 재임했다. “새 장관에게 업무보고 하다 날이 샌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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