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고교생 성적 향상…非평준화지역 앞섰다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19분


고교평준화 지역 고교생이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보다 성적 오름 폭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고교평준화 정책이 ‘하향 평준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3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경기도교육청의 의뢰로 도내 평준화 고교 11곳과 비평준화 고교 17곳의 97년 입학생 6701명이 고교 3년간 치른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점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 고교생은 1학년 1학기 평균 점수가 400점만점에 229.79점이었으나 3학년 1학기에 269.39점으로 39.6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들은 같은 기간에 평균 점수가 228.16점에서 255.77점으로 27.61점이 올라 평준화지역 고교생들보다 성적이 11.99점 덜 올랐다.

고교 1학년 1학기 때 평준화 지역의 평균 점수가 비평준화 지역보다 불과 1.63점이 높았으나 이들이 3학년이 됐을 때 그 차이가 13.62점으로 크게 벌어진 셈이다.

특히 중상위권 고교생은 1학년 때 비평준화 지역의 성적이 더 좋았지만 2년 뒤인 3학년 때 평준화 지역의 점수가 비평준화 지역을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권 고교생도 1학년 1학기 때 점수는 비평준화 지역이 7.5점 앞섰으나 3학년 1학기 때 점수는 평준화 지역이 오히려 2.25점 높았다.

비평준화 지역의 이른바 명문고를 제외한 고교들은 평준화 지역에 비해 1학년 때나 3학년 때나 모두 평균 점수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김흥주(金興柱)학교교육연구부장은 “11월경 제출할 최종 보고서에서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조사 지역에 한계가 있어 평준화 지역 고교생의 학업 성취도를 전국적인 현상으로 일반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7일부터 비평준화 지역에서 열리는 고교 입시정책 토론회에서 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해 올해 안에 경기도내 비평준화 지역의 평준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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