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상아탑/돈받고 교수채용…자격미달자 합격…

  • 입력 2000년 4월 20일 19시 59분


대학이 부적격자를 교수로 채용하거나 자격 미달자를 입학시키고 출석일수를 채우지 않은 학생에게 성적을 주는 등 교수채용 비리와 주먹구구식 입학전형, 허술한 학사관리 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대학 등 124개 교육기관에 대해 실시했던 감사에서 나왔던 주요 지적 사례를 묶어 20일 발간한 감사백서에 따르면 많은 대학이 교수의 채용 절차를 무시하거나 입시나 학사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됐다.

지방 J대는 94∼97년에 교수를 채용하면서 이사장이 내정한 12명을 포함한 30명을 특별채용해 총장 등 6명이 경고 등 징계를 받았으며 이사장 등 3명은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S전문대는 98년 모집공고에서 정한 연령을 넘긴 2명을 교수로 채용해 학장 등이 징계를 받는 등 교수채용 비리가 백서에 나타난 사례만도 무려 78건이었다.

이 대학은 최근 3년간 국가기술자격증이 없는 학생 157명에게 무더기로 실기교사 자격증을 줬다 적발돼 모두 회수했으며 입시에서 산업체 및 농어촌 특별전형 자격 미달자 123명을 합격시키는 등 난맥상을 드러냈다.

지방의 H대는 98년과 99년 입시에서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지원자 9명의 학생부 성적을 잘못 입력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밖에 수험생 전원에게 만점을 주는 형식적인 면접을 치르거나 고교 봉사활동 등의 성적 반영시 합리적 기준이 없는 등 모두 8건의 사례가 지적됐다.

지방의 S대는 97년과 98년 2학기에 교수 14명이 수업시수의 4분의 3을 채우지 않은 학생 114명에게 최고 A학점을 주고 교수 3명이 결강한 33시간을 보충하지 않고 마치 보강한 것처럼 처리해 경고를 받았으며 총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다른 대학에 매주 2∼9시간씩 출강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감사에서 모두 699건을 적발해 징계(108명), 경고나 주의(1601명) 등의 징계를 요구하고 48억2200만원을 회수할 것을 지시했으며 160건의 행정조치를 취했다.

교육부는 감사의 투명성을 위해 수감기관이 감사를 평가하는 ‘수감기관 감사평가제’와 감사활동을 시민단체가 감시하는 ‘감사 참관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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