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가축怪疾 일단 진정기미…올해 수출 사실상 불가능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57분


경기 파주시의 ‘의사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농가 등 관련업계가 초긴장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30일 현재 일단 더 이상의 발병이나 질병 전파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포성 질병 비상대책본부’(본부장 김동근·金東根농림부차관)는 30일 정부 과천청사와 파주 현지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갖고 발생지인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에서 반경 10㎞이내의 39개 농가 111마리의 가축 혈청을 검사한 결과 모두 미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상대책본부는 구제역의 경우 잠복기간이 2일에서 최장 14일이어서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반경 20㎞이내의 가축까지 혈청 검사를 확대하고 전국의 다른 농장에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대처하기로 했다. 비상대책본부는 또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고기를 먹더라도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다고 밝히고 소비자와 축산농가들이 동요하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비상대책본부는 향후 시나리오를 △더이상의 질병 발생이 없는 경우 △인근 지역에서 추가 발생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추가 발생할 경우 등 세가지로 예상하고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전국의 쇠고기값과 돼지고기값은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불안한 등락양상을 보였다. 쇠고기값은 25일 ㎏당(도매가격) 9726원에서 30일 8524원으로 5일동안 약 10%가 하락했으며 돼지고기는 ㎏당 2397원에서 28일 1930원으로 떨어졌다가 수출물량 전량 수매대책이 발표된 후인 30일에는 2369원으로 반등했다.

정부는 국내 축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 협상단을 급파해 한강 이남의 축산 농가는 의사 구제역과 무관하다는 것을 밝히고 부분 수입 재개를 요청했으나 일본측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다시 논의하자며 사실상 우리측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질병 관련 국제기관인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 따르면 주변지역에 마지막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6개월 이상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뒤 OIE의 현장검증 2∼3개월을 거쳐야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질병이 확산되지 않더라도 수출은 빨라야 내년초에나 재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제역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국제공인기관인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에 보내진 시료는 빠르면 다음달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포성 질병이 구제역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제역이 아닌 ‘수포성 구내염’일지라도 전염성이 강해 당분간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연수기자·파주〓남경현기자> 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