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79년이후 최고…최상위층 소득 5.4% 증가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경기회복에 따라 전반적인 소득수준은 나아졌지만 계층간 소득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부유층은 고금리와 주가상승에 힘입어 재산을 불린 반면 중하위 소득계층은 일자리를 잃거나 금융상품에 굴릴 자산이 없어서 생겨난 현상”이라며 “부익부 빈익빈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작년에 0.320을 기록해 정부가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79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높았다. 지니계수는 높을수록 불평등도가 심함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전인 97년 0.283에 머물던 지니계수는 작년 1·4분기(1∼3월) 0.333까지 치솟은 뒤 4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가 4·4분기(10∼12월)에 다시 0.327로 높아졌다.

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2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그러나 최상위층(5분위)의 소득증가율은 5.4%를 기록한 반면 중하위 소득계층인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2.6%와 3.2% 증가에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하위층보다 중하위층의 소득증가율이 더 낮은 것은 이들 계층이 경제회복의 혜택에서 소외됐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4·4분기 중 전체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은 9.1% 증가했지만 소비지출도 14.3% 늘어 가계흑자율은 외환위기 이후 두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상위 소득층의 흑자액은 173만1000원에 이른 반면 최하위층은 11만2000원의 적자를 내 저소득층의 가계수지가 ‘한계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니계수▼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 0과 1사이의 값을 갖는데 0은 완전평등, 1은 완전불평등을 의미해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높게 된다. 각국의 지니계수는 미국(95년) 0.381, 독일(94년) 0.303, 일본(94년) 0.297, 스웨덴(95년) 0.256 등. 통상 0.4를 넘으면 소득분배의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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