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덤핑제소 적극 활용하세요"…貿協, 비용 50% 지원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카이젤’이라는 브랜드로 꽤 알려진 면도기 생산업체 우림전자. 국내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던 이 회사는 93년 덤핑공세를 펴는 수입 제품 때문에 큰 위기에 처했다.

산요(일본) 브라운(독일) 필립스(네덜란드) 등 유명 면도기 업체들은 자국내 판매가격보다 23∼45% 싼 가격에 국내시장을 공략해 들어왔다. 소비자들이 유명상표에 싼 가격을 내세운 외국제품에 마음이 쏠린 건 당연한 일.

처음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우림전자는 그러나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외국업체들의 자국과 한국 내 판매가격 차이를 확인,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결국 97년 외국업체들은 가격차만큼의 덤핑방지관세라는 ‘철퇴’를 맞았다. 반덤핑 관세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해 95년 3100만달러였던 외국업체의 국내수입액은 작년 1∼11월에 1000만달러를 약간 넘는 데 그쳤다.

세계로 진출한 한국 제품들이 외국에서 반덤핑 제소 공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한편으론 국내시장도 외국업체들로부터 덤핑 공세를 받고 있다.

반덤핑 조사기관인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설립된 87년 이후 이곳에 접수된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신청건수는 연평균 6건. 96년과 97년에는 13건과 11건으로 크게 늘어났다가 98년 이후 수입이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수입이 다시 급증세를 타면서 올해는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반덤핑 제소 상대국은 중국이 가장 많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선진국 업체들은 국내업체의 기술개발이나 성장의 싹을 자르는 수단으로 덤핑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덤핑공세에 대한 대응이 미숙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을 주로 겨누고 있다. 작년 산업자원부 무역위에 접수된 불공정무역행위 상담 중 중소기업이 68%를 차지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소기업들은 특히 덤핑제소시 수반되는 비용 부담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적잖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

이런 고민을 하는 업체들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역협회는 중소기업의 덤핑 제소시 전체 제소 비용의 50%까지 무상 지원해 주고 있다. 산자부 무역위에서는 덤핑 불공정 수출입행위로 피해를 보고 있는 업체를 구제하기 위해 상담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02-551-5304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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