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생 40%, 전공아닌 분야 취업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서울대 출신 10명 가운데 4명은 사회에 나오면서 대학의 학과나전공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진출하고 특히 기초과학쪽의 전공취업률은 20∼3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 때문에 지난 20년 사이 전공을 살려 취직하는 전공취업률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대가 국내 대학으론 처음 올 4월 한달간 70, 75, 80, 85, 90년도 졸업생 가운데 전화나 주소파악이 가능한 8799명의 현재 직업을 추적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90년도 졸업생의 경우 평균 전공취업률이 61% 수준으로 70년도 졸업생의 73%보다 12%포인트가 하락했다.

특히 3대 기초과학에 해당하는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자연과학대의 경우 90년도 졸업생 전공취업률은 각각 20%, 39%, 29% 수준으로 진출분야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음대를 빼곤 전공을 살리는 비율이 크게 낮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취업영역이 넓고 확실한 경영대와 사범대 농과대의 전공취업률도 각각 55%, 56%, 57%로 의외로 낮아 절반 가량이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년 사이 전공취업률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단과대학은 인문대와 자연대 경영대 생활과학대로 어문학과 역사학과 철학과가 주류를 이루는 인문대는 전공취업률이 70년도 49%에서 90년도엔 20%로 10명중 8명은 비전공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물학과등이 주류를 이루는 자연대의 경우 70년도엔 전공분야로 진출한 사람이 66%에 달했으나 90년도엔 29%로 무려 37%포인트가 감소했다. 사회저변에 순수학문을 살릴 만한 분야가 별로 없고 취업현장에선 철저히 외면당하는 세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반해 경제규모가 빈약했던 70년도에 78%수준이었던 공대의 전공취업률은 급속한 경제개발과 경제규모의 확대를 반영, 90년도엔 85%로 높아졌다.

또 여학생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대 가정대의 경우는 70년도 졸업자의 경우 10명중 7명 이상 전공분야에 진출했지만 90년도 들어선 3∼5명 정도로 줄어 여성의 사회진출이 다양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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