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호우]쓰러진 가로수 처리 ‘골머리’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2분


강풍을 동반한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가로수 수만그루가 뽑히거나 쓰러지는 바람에 각 자치단체들이 처리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태풍으로 피해를 본 가로수는 서울 1638그루를 비롯해 △전남 1만4500 △경남 8252 △전북 1882 △제주 300 그루 등 3만여 그루가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장비를 동원해 제자리에 다시 심을 수 있으나 밑둥이 부러지거나 가지가 많이 찢어져 없애야 할 가로수도 수천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도와 지방도 등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에 넘어진 가로수는 즉각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치단체들이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다시 살기 힘들 정도로 피해를 본 가로수 300여그루는 대형 파쇄기를 이용해 잘게 부순 뒤 산에 뿌리거나 나무 밑둥 주변에 덮어주기로 했다.

또 수령이 많은 포플러 등은 도로관리사업소 등에 넘겨 겨울철 도로보수작업 때 아스팔트를 녹이는 땔감용으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70년대까지는 농어촌지역 주민들이 쓰러진 가로수를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경남 거창군은 군청 정문 앞에 쓰러진 60년생 가로수(본보 4일자 A1면 보도) 처리문제를 놓고 고민하다 인근 제재소측에 마음대로 사용하라며 처리를 부탁했다.

한편 경남도는 95년부터 ‘가로수 상록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천그루의 해송과 왕벚나무 잦나무 등을 심었으나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태풍이 덮치는 바람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와 제주도 등은 피해를 본 가로수를 모두 복구하는데 10여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경 전문가들은 “넘어진 가로수는 땅이 마르기 전에 다시 심고 지주를 받친 다음 잎이 달린 가지의 대부분을 잘라 수분 증발을 막으면 되살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김경달기자·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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