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댐 정부 물수요 예측 과장"…KIET 주최 토론회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2분


강원 영월댐(동강댐) 건설과 관련해 정부의 물수요 예측이 지나치게 과장됐고 동강댐의 홍수조절 효과도 미약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산업연구원(KIET) 주최로 ‘영월댐 건설의 경제적 효과 분석 및 대안제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제시됐다.

김동엽(金東燁)경희대교수는 토론회에서 “수도요금 가격과 소득을 감안해서 2011년 물 수요를 추정해본 결과 정부 예측치인 366억t보다 32억∼65억t이 적은 301억∼334억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정부가 동강댐 건설을 합리화하기 위해 물 수요를 지나치게 부풀려 추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정전(李正典)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는 “98년 댐건설 당사자인 수자원공사가 전문가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더라도 과거 정부의 물수요 예측치가 63∼132%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송영일(宋榮一)박사는 “1조원 이상의 건설비가 들어갈 영월댐의 홍수피해 경감액은 306억원에 불과해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연계운영으로 인한 홍수피해 경감액 3400억원과 비교하면 그 효과가 너무 작다”고 밝혔다. 송박사는 “하천관리나 홍수경보체제 개선 등을 통해 홍수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교통부는 그동안 2006년에는 2억6000만t, 2011년에는 11억t의 물이 부족하므로 16조5000억원을 투입, 2001년까지 현재 건설중인 5개 댐을 완공하고 2011년까지 동강댐을 비롯한 30∼40개의 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KIET 주최로 열렸다는 점에서 정부가 댐건설을 포기하는 쪽으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대외적으로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