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올가' 강타]임진강 비만오면 고삐풀리는 '水魔'

  • 입력 1999년 8월 3일 19시 27분


96년, 98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경기 북부지역에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비 피해를 초래한 임진강(臨津江).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에 걸쳐 흐르고 있는 임진강이 수해로 인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임진강은 함남 덕원군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해 강원과 황해를 거쳐 이번에 큰 수해를 입은 경기 연천으로 흐른다. 이 곳에서 최대 지류인 한탄강과 합류한 뒤 경기 김포 부근에서 한강에 흡수돼 서해로 빠져 나간다.

전장 254.6㎞, 유역면적 8118㎢로 전체 규모는 한강의 절반 정도. 북쪽에는 평안천 고미향천, 남쪽에는 한탄강을 비롯해 차탄천 신천 역곡천 등 모두 수백개의 지천을 갖고 있다.

해방전까지만 해도 고랑포(高良浦·지금의 경기 연천군 전곡읍)까지 큰 배가 올라갔을 정도로 서해와의 연결로 구실을 톡톡히 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고려조 태조(太祖) 7년 가을 ‘황토물이 넘쳐 사람들이 쓸려내려가는 큰 피해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임진강은 역사적으로 수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25년 대홍수 이후만 해도 올해까지 100여차례 크고 작은 수해를 초래했을 정도다.

임진강이 경기 북부지역에 직간접적으로 수해를 초래하는 데는 여러가지 분석이 있다.

우선 북한지역의 극심한 삼림파괴로 폭우 때 이 강으로 흘러드는 빗물유입량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전체 유역면적의 63%가 군사분계선(DMZ) 이북에 위치하고 있어 종합적인 홍수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형상으로도 북한쪽 상류지역이 경사가 급한 협곡으로 이뤄져 있어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강물이 ‘폭포수’처럼 중하류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파주 금촌 문산 교하 연천 포천 등 경기 북부지역의 택지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유량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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