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넋 잃은 경기 북부…「땜질처방」그만

  • 입력 1999년 8월 1일 19시 21분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등 경기 북부지역이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96년 7월과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또 수해를 입은 이 지역에는 임진강과 한탄강 차탄천 등이 있으나 수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정부와 경기도에 종합적인 수방대책을 요구해 왔으나 ‘땜질처방’만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임진강의 경우 전체 수역의 3분의 2가 북한 땅이고 하류는 북한과 공유한 상태여서 홍수 조절용 댐은 물론 변변한 수위측정 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서해의 수위가 높아지는 오전7시 밀물때는 차탄천과한탄강의 물이 임진강으로 흘러들지 못하고 오히려 역류현상을 일으킨다.

실제로 1일 오전 임진강 한탄강 차탄천이 범람한 것도 이같은 역류현상 때문이었다.

또 한가지 심각한 문제는 최근 개발붐이 일면서 파주 연천 등 하천변 상습침수지구에 대단위 택지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물의 흐름이 막혀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지역은 대부분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이 때문에 정부가 ‘홍수의 국가관리’를 소홀히 해 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진강유역은 정부의 5대하천 홍수통제소 관리대상에서 빠져 있는 직할하천으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치수대책을 맡고 있다. 연천의 차탄천은 96년 이후 해마다 범람위기를 맞고 있지만 관리책임자가 시도지사인 준용하천으로 지정돼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부족도 문제다. 경기도는 97년 발간한 수해백서에서 △수계별 홍수경보 시스템 구축 △수문기상관측의 체계화 △하천의 치수정비 등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지만 예산부족으로 대부분 손도 대지 못했고 결국 이번에 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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