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부패지수]『변호사-검사-판사부패 7∼9위』

  • 입력 1999년 6월 6일 19시 25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패하다고 생각되는 직업은 무엇일까. 또 가장 부패한 것으로 간주되는 집단은 어디일까. 동아일보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사에 의뢰, ‘한국사회의 부패 및 청렴도에 관한 국민의식’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사회의 부패정도를 지수화한 첫 시도라는데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부패 현주소’와도 상당한 관계를 갖고 있는 조사결과를 상 하 두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한국 사회의 직업별 부패 및 청렴도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 유리처럼 투명한 곳엔 농부와 집배원이, 오염이 심한 곳엔 정치인과 재벌총수가 있었다.

‘정치인이 청렴하다’ ‘재벌총수가 청렴하다’에 동의한 응답자는 전체 1천명 중 고작 37명과 82명에 불과하다.

정치인과 재벌에 이은 부패 직업은 세무공무원 고위공무원 대기업사장 경찰관 등이었다. 세무 및 경찰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대민 접촉 빈도가 높은 이들의 직업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변호사 검사 판사 등 법조3륜이 뒤를 이었다. 올초의 이종기(李宗基)변호사 대전 법조비리사건 등을 계기로 불거진 법조계 전반의 부정부패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렴한 직업으로는 농부 집배원 회사원 신부 일반시민 시민운동가 스님 목사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농부와 집배원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7.5%가 ‘청렴하다’고 응답했다. 성직자 중에는 신부의 청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스님 목사의 순.

하위직공무원 기자 대학교수 의사 중소기업사장 노조간부 교사 은행원 등은 중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직업군에 대해서는 ‘부패하다’ ‘청렴하다’는 두 응답이 대략 반반으로 엇갈렸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유사한 직업군 내의 부패도를 비교하면 몇가지 흥미있는 사실이 드러난다.

‘일반인’에 해당하는 농부 집배원 회사원 등이 모두 청렴권에 든데 비해 같은 범주에 속하는 은행원만이 중위권에 머문 것은 특기할 만한 대목. 이는 대출비리 등에 대한 응답자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운동가그룹에 속하는 시민운동가는 청정권에 든 반면 노조간부는 중위권에 머물러 노조간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음을 보여준다.

국가 3부(府)를 비교할 경우 부패정도는 입법―행정―사법부 순이었다. 행정부 내에서는 검찰―경찰―중앙부처와 청(廳)―군대 순이었고, 자치단체 규모별로는 광역시도―시군구―읍면동의 순이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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