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채점교수 논술고득점 전략]『접속어 남용 금물』

  • 입력 1998년 11월 25일 19시 17분


‘채점교수들이 밝히는 논술 고득점 전략.’

수능시험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논술시험이 대입 합격의 최대변수로 떠오르면서 어떻게 하면 논술에서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지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지난해 서울대 논술고사를 채점한 교수들을 만나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구체적인 논술고사 고득점 전략과 채점기준 및 과정, 유의사항 등을 집중취재했다. 서울대 채점위원들이 직접 추천하는 고득점 전략을 소개한다.

▼ 고득점 전략 ▼

채점위원들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은 제시문 이해 및 논제 파악 여부다. 제시문 이해와 논제 파악이 제대로 안된 답안은 기본적으로 만점인 32점에서 5점 정도 감점된 뒤 평가가 시작된다. 논술 채점교수들이 한결같이 아쉬워 하는 것은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해 출제자의 출제의도를 파악한 수험생이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제시문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독재사회에서 벌어지는 권력구조의 모순으로 파악하지 않고 최근 한국의 경제 사회적 위기에 빗대어 이해한 경우에는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중요한 기준은 주장의 일관성과 논거의 독창성 합리성이다. 논술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서론 본론 결론의 정확한 구분 △일관된 주장 △논거의 독창성 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답안을 작성할 때는 문제집 등에서 본 글의 유형은 피하는게 좋다. 지난해의 경우 문제집이나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암기한 상태에서 그대로 옮겨적은 수험생들은 대부분 낮은 점수를 받았다.또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펴야 한다. 나열식 주장이나 주장만 있을 뿐 논거가 없는 글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다양한 어휘력과 표현력도 주요한 평가기준이다. 독서량을 측정하는 데 가장 좋은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상투적이거나 참고서에 자주 나오는 표현과 어휘는 삼가는 것이 좋다.

이밖에 △분량을 1천6백자 내외로 맞출 것 △‘그러나’ ‘그리고’와 같은 접속어의 남용은 피할 것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을 숙지할 것 등의 지시사항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 채점 과정 ▼

논술고사 실시와 함께 서울대 인문 사회계열 교수를 중심으로 한 1백50명 안팎의 교수들로 채점위원단이 만들어진다. 교수들은 2명의 교수가 한조가 돼 한 학생의 글을 평가하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2차에 걸쳐 채점한다. 교수간 점수차나 1,2차 평가간 점수차가 5점을 넘지 않을 경우 두 교수가 매긴 점수의 평균이 최종점수가 된다.

점수차가 5점을 넘게 될 경우 두 교수간의 합의로 최종점수를 정하거나 채점본부에서 3차 채점을 한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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