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소비조사]『소득 줄었다』80%…중산층 붕괴가속

  • 입력 1998년 9월 15일 19시 42분


IMF사태 이후 자신을 하류층 소득자로 생각하는 국민이 크게 늘어나고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소득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최근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 4대 도시의 13∼59세 남녀 2천5백명을 대상으로 IMF사태 이후 소비행태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자신을 중하류 또는 하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21.3%에서 올해는 33.1%로 급증했다.

스스로를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66.5%에서 60.0%로 감소했고 이들의 월 가구소득도 지난해 2백1만∼2백50만원에서 1백51만∼2백만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증산층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하류층에 편입되고 있음을 반영.

또 IMF상황 이전과 비교해 소득이 다소 감소했다는 사람은 42.6%, 많이 감소했다는 사람은 36.9%로 79.4%가 소득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응답. 이들의 평균 소득감소율은 다소 감소한 사람이 21.4%, 많이 감소한 사람은 37.9%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의 지출비용 감소율은 각각 19.8%와 33.4%로 나타나 아직까지 소득이 준만큼 지출을 충분히 줄이지 않은 반면 전체 응답자의 63.7%가 앞으로 지출을 더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위축에 따른 내수침체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

특히 IMF불황의 지속기간에 대해 응답자 모두가 3년 이상 갈 것으로 봤으며 그중 78.7%는 3년4개월로 대답했다.

주부가 장을 보는 횟수 역시 줄어 2,3일에 한번 장을 본다는 비율이 지난해 56%에서 54%로 줄고 1주일에 한번도 안 간다는 사람은 2%에서 3%로 늘었다.

경제불황에 따른 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은 증가해 ‘현재 고통분담이 공정하게 이뤄진다’는 의견에 대한 찬성은 8.5%에 그친 반면 ‘경제가 회복돼도 경제적 불평등은 커질 것’이라는 사람은 90.1%, ‘부유층은 이전만큼 소비를 계속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94.3%에 달했다.

또 여가시간에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지난해 17.5%에서 올해 21.0%로 증가하는 등 IMF사태 이후 집안에서 여가생활을 보내는 이른바 코쿤족(번잡한 외부를 싫어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상시 주요관심사도 내용이 크게 변화, 물가 임금 노동 주택 세금부담 등 경제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한 반면 정치와 교육 유행 교통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심도가 현격히 떨어졌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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