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환경범죄「고작 벌금」…91∼97년 실형률 10%

입력 1998-09-07 19:13수정 2009-09-25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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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환경범죄 처벌은 ‘솜방망이’.

중금속과 오폐수 등을 배출해 환경파괴의 주범이라 볼 수 있는 기업의 환경범죄에 대한 처벌이 벌금정도로 흐지부지 끝나고 말아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각종 법률에는 환경범죄에 대해 징역형과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만 실제 집행과정에서 검찰은 대부분 약식명령을 청구해 벌금형으로만 끝내고 있다.

검찰과 법원 자료에 따르면 97년 환경사범 기소건중 검찰의 약식명령 청구율은 △소음진동규제법 100% △해양오염방지법 97.6% △대기환경보전법 96.8% △오수 및 축산폐수 처리법 94.9% △수질환경보전법 90.5%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 83.3% 등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올들어 7월까지 검찰의 환경사범 구속비율은 전체의 3.4%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은 재판과정에서도 이어져 97년 환경사범에 대한 1심공판 결과 3년이상 징역형은 전체 3천50명중 13명에 불과했다. 1년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은 환경사범은 1백81명이었지만 이중 1백65명이 ‘영업형’ 환경사범과 거리가 있는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위반사범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91∼97년 실형선고자는 전체의 10%선인 반면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80%선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범죄의 실형선고율 22.4%에 크게 못 미치는 것. 특히 현행법체계에서 법인에 대한 유일한 형사제재인 벌금형이 죄질에 비해 벌금액이 너무 적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사범에 대한 벌금최고액은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한 1억원. 미국은 법인의 경우 7천2백50만달러(약9백50억원)까지 벌금을 매기는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1∼5%에 불과한 수준.

서울대 이정전(李正典)환경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환경범죄를 막기 위해 형사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벌금액의 상향조정 △벌금을 주식으로 내게 하는 주식벌금제도 도입 △법인에 대한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제 실시 등으로 기업의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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