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自,무기한 휴업 돌입…노조 『강경투쟁 계속』

  • 입력 1998년 8월 14일 19시 56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조(위원장 김광식·金光植)의 조업방해와 공장가동 중단사태가 길어져 협력업체등의 경제적 손실이 대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회사측은 조업시도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폭력 제지로 불가능하게 되자 14일 오후3시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휴업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네번째.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 과정을 주시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인도(信認度)에도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대자동차 박병재(朴炳載)사장은 이날 “12일부터 조업재개를 위해 노조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정리해고 철회’를 고집하는 노조측의 방해로 정상조업이 어렵다고 판단,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측은 정문봉쇄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2천8백여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는 “현대의 조업중단으로 인한 부도와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피해를 줄이려면 먼저 조업을 하면서 정리해고 협상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13일 울산 태화강변에서 조업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도 열었다.

그러나 노조는 이날 “휴업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정리해고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회사측은 이날 오전 박사장과 정달옥(鄭達玉·울산 공장장)부사장을 비롯해 관리직 사원 등 3백여명이 조업재개를 위해 울산공장내 2공장(아토스 생산라인)에 들어가려 했으나 노조측의 저지로 실패했다.

박사장 등은 또 노조사무실을 방문, 조업재개를 촉구했으나 황치수 수석부위원장은 “회사측이 정리해고 철회를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한편 울산 동부경찰서는 이날 파업을 주도하거나 관리직 사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황부위원장 등 25명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로써 현대자동차 사태와 관련,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관계자는 김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46명으로 늘어났다.

〈울산〓정재락·석동빈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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