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통합지휘체계없어 지지부진…사망실종 187명

  • 입력 1998년 8월 7일 19시 42분


서울과 경기북부에 내린 기습폭우가 남긴 상처는 처참했다.

7일 오전까지 사흘째 서울과 경기북부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이날오후 4시 현재 1백27명이 숨지고 60명이 실종되는 등 1백8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건물 3만8천여동과 농경지 2만2천여㏊가 물에 잠기고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피해주민들은 인근 학교 마을회관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비로 인한 피해가 이제까지 최고의 재산피해를 냈던 96년 7월 경기 중북부 집중호우때의 5천3백억원보다 2배 많은 1조여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 파주, 인천 강화 등 상당수 지역에 수돗물과 전기 가스공급이 끊겨 주민의 고통이 더욱 심했으며 복구에도 어려움을 초래했다.

더욱이 이들 지역에 7일 새벽 또다시 최고 1백50㎜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데 이어 7일 밤부터 중부지방에 큰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잠수교와 강변북로 당인리가교, 지하철 3호선 정발산∼대화역, 경원선 경의선 교외선 등 수도권 도로와 철도 50여곳이 7일 오후 늦게까지 통제됐고 동부간선도로 성수대교∼월릉교 구간이 오후 4시 부분개통됐다.

재해대책본부는 소방대원과 군경 등 1만2천여명을 서울 중랑천변과 경기 파주 남양주 의정부 등에 긴급투입해 구조와 복구작업을 벌였으나 피해지역과 규모가 워낙 큰데다 인원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복구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정부는 2단계 공공근로사업 신청자 3만여명을 피해지역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복구현장에서는 소방서 경찰 군 전기통신요원 등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통합지휘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행정력을 모두 투입하고도 구조활동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상가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는 인력과 장비가 중복 투입된 반면 외곽지역에는 구조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해 주민이 발을 구르는 등 구조대간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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