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병원노조 파업]진료 공백…수술 잇단 취소

  • 입력 1996년 12월 27일 21시 56분


노동관계법 개정안의 국회기습통과에 반발, 27일 서울대병원 등 서울지역 8개 대형병원과 지방의 8개병원이 무기한파업에 돌입함으로써 이날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들이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날 서울대병원 이화여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경희대의료원 원자력병원 등 서울지역 6개병원은 오전7시부터 각 노조별로 개정된 노동법의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파업에 들어갔다. 지방에서는 인천의료원 신천연합병원 인천적십자병원 전북대병원 전주예수병원 충주건국대부속병원 등 8개병원이 오후1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 병원의 노조들은 대부분 응급실 중환자실 신생아실 수술실 등엔 적정근무인력을 배치해 입원중인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래환자 중 초진환자들은 진료를 받을 수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으며 일부병원에서는 수술실이 정상가동되지 않아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부분적으로 병원업무가 마비됐다. 각 병원들은 파업에 따른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간호사 등 비노조원을 모두 동원, 환자진료에 투입했으나 의사보조 인력이 모자라 진료하는데 쩔쩔매는 모습들이었다. 서울대병원은 조합원 2천1백명중 5백여명이 오전7시부터 본관2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파업으로 초음파 X선 심전도 등 방사선과 검사업무는 거의 마비가 됐으며 방사선 검사를 받으러 왔던 환자들이 기다리다 지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하루평균 80여건의 수술을 했던 병원측은 전날 이미 10여건의 수술을 취소했다. 급식과의 파업동참으로 일반식 환자 6백여명의 식사는 외부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공급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미리 예약한 외래환자들은 정상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나 초진환자들은 거의 진료를 받지못하고 인근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응급실 근무자 70여명과 수간호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한 경희대의료원도 외래환자들의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불편을 초래했다. 이날 오전11시경 아픈 외손자(3)를 데리고 고려대안암병원을 찾은 李基順(이기순·53·성북구 안암동)씨는 『항상 이병원을 찾았는데 진료를 못받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발을 동동 구르다 인근 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서울중앙병원 상계백병원 경북대병원 등 3개노조는 28일 오전7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金靜洙·洪性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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