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만 사는 가구」전체의 53%…노인문제硏 보고서

  • 입력 1996년 12월 8일 19시 56분


장남부부가 노부모와 함께 사는 한국의 전통적인 「3세대 가족」유형이 이미 붕괴됐고 노인 혼자서, 또는 노부부끼리만 생활하는 형태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통적인 가족유형이 90년대들어 매우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어 2000년경에는 주위에서 전통적인 가족유형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노인문제연구소(소장 朴在侃·박재간)가 최근 전국의 60세이상 1천41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의 생활실태 및 의식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족유형에서 노인이 장남부부와 함께 사는 비율은 지난 75년에는 78.2%였으나 △81년 47.3% △90년 44.0% △94년 39.1%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20.1%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년만에 노인의 장남부부 동거비율이 4분의 1정도로 줄어들었고 특히 90년과 96년을 비교하면 6년사이에 절반이상 떨어졌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 노인중 노인 혼자 살거나 노부부만 따로 사는 노인단독가구는 75년 7.0%밖에 안됐으나 △81년 19.8% △90년 23.8% △94년 41.0%로 크게 늘어났고 96년에는 절반이 넘는 53.0%나 됐다. 한편 장남이 아닌 아들부부와 함께 사는 노인이 8.7%, 딸부부와 동거하는 경우도 3.7%나 됐다. 또 미혼자녀와 동거하는 비율이 6.8%였는데 이들 미혼자녀 대부분도 결혼하면 분가할 것으로 예상돼 노부부끼리만 사는 가구는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소장은 『조사를 하면서 우리의 가족구조는 인식보다 현실이 더 빨리 변하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어차피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무너진 이상 이제 노인문제를 자식에게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노인정책을 개발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李炳奇·孔鍾植·曺源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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