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는 신기술 시험장』…미관위주 대형사고 불러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河泰元기자」 「서울 한강다리는 신기술의 시험장인가」. 현재 서울에 있는 한강 교량은 공사중인 것을 포함, 모두 23개. 하지만 이들 다리를 만드는 공법은 제각각이어서 모두 5종류다. 교량의 형식만도 13가지가 넘는다. 서울시건설안전관리본부 金永杰(김영걸)교량관리부장은 『경제성 현장여건 미관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공법을 택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다양한 공법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충분히 숙달되지 않은 신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하다가 화를 당한 경험이 많다고 경고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수대교. 당시 최초로 핀을 이용한 거버트러스교로 제작돼 수려한 미관을 자랑했던 성수대교는 지난 94년 무너졌다. 오는 31일 철거되는 당산철교도 중로교로 설계됐다가 「하체부실」이란 오명을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설 처지다. 신행주대교는 사장교(斜張橋)로 건설하던 중 채 공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붕괴했다. 풍력으로 인한 하중을 견디지 못해 철거 논란을 빚고 있는 성산대교의 대형 아치장식물도 비슷한 경우다. 오는 30일 개통예정인 서강대교는 교각을 세우고 그위로 구조물을 만들어 밀어 올리는 ILM공법, 재건설중인 성수대교는 현장에서 상부구조물을 조립해 크레인을 이용하는 공법을 각각 채택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신기술의 무분별한 도입에 앞서 기술력의 충분한 숙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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