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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 하루키의 숲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정원과 숲이 건네는 위로가 고맙습니다. 그곳에 깃든 계절의 감각과 인생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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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느끼고 싶다면 창덕궁으로… 월말까지 인정전 내부공개[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19/124038326.1.jpg)
겨우내 굳게 닫혀 있던 창덕궁 건물의 창과 문이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가 이달 5~16일 궁궐에 자연채광을 들이고 통풍을 시키는 ‘창덕궁 빛·바람들이기 행사’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봄바람이 솔솔 드나드는 열린 창호(窓戶)를 통해 전각 내부가 들여다보였…
![남도의 세월 품은 비밀의 정원, 길손을 반긴다 [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08/123871893.1.jpg)
시냇물을 건너니 낙원이었다. 차밭을 품에 안은 월출산 옥판봉 기세가 상쾌했다. 이런 세상이 있었나. 전남 강진군 백운동 원림(園林)은 그야말로 비밀의 정원이었다. 다산 정약용과 친구들이 은거와 유배의 삶에서도 땅을 읽어 자리를 잡고 경관을 즐긴 기상이 깃들어 있었다. 해남에서는 고산 …
![“진주바위솔 등 우리 자생식물 살려 지역소멸 막겠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05/123814012.1.jpg)
“진주바위솔, 정선국화, 울릉제비꽃은 원산지 명칭을 이름에 담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자생식물입니다. 지역의 명칭을 딴 한반도 특산식물이 전국 45개 지방자치단체에 57종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심각하게 훼손돼 사라지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자생식물 증식기술을 갖춘 국립수목원이 이 식물들을…
![일상에 들어온 가드닝…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가보니[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29/123760111.1.jpg)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3일까지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다녀왔습니다. 올해가 벌써 29번째인 이 박람회는 매년 3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 전시회입니다. 올해에도 450여 개 브랜드가 참여했는데요. 특히 가드닝 부스들이 꾸려져 관람객이 몰린 모습을 보니 확…
![도시의 라운지로 변신한 오목공원 회랑의 마법[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11/123475159.1.jpg)
서울 양천구 목동 오목공원에 갔던 건 오후 네 시쯤이었다. 35년 된 이 공원은 최근 리모델링 되면서 가로·세로 50m, 폭 8m, 높이 3.7m의 정사각형 회랑이 생겨났다. 그 회랑 위를 산책하는 느낌이 꽤 신선하다. 회랑 위에는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남학생이 등받이가 있는 1인용 …
![‘K-가든’은 무엇을 담아야 하나[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08/123443384.1.jpg)
“K-가든을 너무 어렵게 접근하기보다 한 번도 한국 정원을 못 본 외국인들을 생각하면서 만들면 좋겠습니다. 다만 K팝이 우리 민요 형태가 아니듯 K-가든도 현대 감각으로 풀어야 합니다.” (최재혁 오픈니스 스튜디오 소장)“비무장지대(DMZ) 같은 한국의 분단 현실도 ‘K-’ 콘텐츠입니…
![제주에 꽃 피네, 동백에 매화 피네 [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02/123357496.1.jpg)
폭설이 지나간 후에 방문한 제주에는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었다. 그래도 남쪽 섬이라 겨울에도 초록색 지피식물들이 땅을 덮고 있었다. 그 위에 눈이 내려앉으니, 마치 흰 생크림을 얹은 녹차 셰이크 형상이었다.원래는 동백을 보러 떠난 여행이었다. 그런데 따뜻한 겨울 날씨 때문에 평년보다 4…
![선유도공원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를 떠올리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1/17/123087974.1.jpg)
오늘 오후 서울에는 눈이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시간을 낼수 있다면 선유도 공원에 가 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이 글을 씁니다.희미한 어둠 속에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다. 흑백의 건반을 비추는 동그란 조명이 보름달 같다. 그래서 그는 또 다른 세상으로 가기 전, ‘앞…
![한평생 양돈 사업가 “위로가 필요해 감각의 정원 만들었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1/11/123005397.1.jpeg)
지난해 말 울산에 새로 생긴 어느 정원 측에서 연락이 왔다. “정원주인 이상국 ‘미지의’ 대표와 장석주 시인이 참여하는 정원 토크에 초대합니다. 콘서트와 핑거 다이닝(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도 예정돼 있습니다.” ‘미지의’라는 정원 이름부터 미지의 느낌이었다. 정원 소개문은 이랬다. …
![“당신과 겨울 정원에 가고 싶어요. 우리, 수원에서 만날까요.” [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1/05/122917124.1.jpg)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곳을 바라본다면, 그 시선이 계절을 담은 정원을 향하고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수원 일월수목원 방문자센터에 들어섰을 때, 당신과 함께 정원을 바라보는 상상을 했답니다. 너른 통유리 창을 통해 겨울 정원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소파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사람…
![“기다리고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영국 정원”[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2/16/122651963.1.png)
서울 성북구 성북동 켈리타앤컴퍼니에 들어서면 창밖으로 정원이 펼쳐진다. 이 회사 최성희 대표가 오랫동안 정성껏 가꿔온 정원이다. 시각 디자이너 출신으로 광고회사 아트 디렉터를 지냈던 그는 재택근무 개념조차 없던 20여 년 전 자신의 집에서 창업했다. 회사들의 로고 제작과 공간 콘셉트 …
![“지친 삶 어루만지는 우리 옛 정원, 세계가 주목한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2/05/122485785.1.jpg)
국화 분재를 스탠드 조명 옆에 두니 벽에 꽃 그림자가 비쳤다. 아, 이게 우리 옛 선조들의 식물감상 방식 ‘국영시서’(菊影詩序·방 안에서 국화 앞에 촛불을 켜서 벽에 비치는 그림자 감상)였구나…. 전남 담양 소쇄원 제월당 뒤 일렁이는 파초를 보면서는 생각했다. 조선 사대부는 연잎과 파…
![우울한 노년이 마음을 열었다…신구대 식물원의 정원치유[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1/26/122350626.1.jpg)
봉선화, 동백, 해바라기, 앵초, 느티나무…. 어르신들의 가드닝 앞치마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 이름이 크게, 본래의 이름 석 자는 괄호 안에 작게 쓰여 있었다. 가을빛이 깊어가는 정원에 15명의 어르신이 모였다. 우울증을 진단받거나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3만 년 세월 모과나무 정원에 사색을 담은 남자[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1/18/122240485.1.jpg)
바스락~. 낙엽 카펫이 깔린 만추(晩秋)의 정원에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수줍은 듯 작은 연분홍 꽃을 피운 꽃댕강나무였다. 잎을 모두 떨어뜨린 653살 모과나무는 노란 열매를 금괴처럼 주렁주렁 달았다. 맞은편 단풍나무는 이에 질세라 빨간 별들을 하늘에 띄웠다.우리는 왜 정원에 가는가.…
![태화강에서 만난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김선미의 시크릿가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1/08/122075203.1.jpg)
키가 큰 금발의 남자는 멀리에서도 잘 보였다. 노랗게 물든 울산시 태화강국가정원의 나무들 아래로는 가을 억새가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였다. 톤 다운된 초록색 진 재킷과 청바지 차림의 그는 동료들과 함께 찬찬히 땅을 살피고 있었다. 다소 심각한 표정이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