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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와 지표[2030세상/김소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1/03/117264881.2.jpg)
“새해 목표 있으세요?” 최근 연말 모임에 가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다. 연말연초는 다들 목표를 세우기 좋은 때니까. 나도 신년 다이어리 맨 앞장에 새해 목표를 열심히 쓰곤 했다.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를 따라 칸이 64개나 되는 목표 달성표를 그린 적도 있다. 하지만 몇 년 전부…
![나는 호날두를 좋아한다[2030세상/박찬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2/27/117169659.2.jpg)
리오넬 메시가 출전한 경기를 현장에서 본 적이 있다. 2015년, 빠른 패스 위주의 이른바 ‘티키타카 축구’의 전성기였다. 메시는 그때도 덜 뛰었다. 보고를 받은 뒤 성과를 내야 할 때만 출동하는 임원 같은 느낌이 있었다. 사이먼 쿠퍼의 명저 ‘바르사’를 읽으며 이유를 알았다. 네…
![‘최소한’의 연말[2030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2/20/117073603.2.jpg)
“송년회 한번 해야지.” 이맘때면 가까운 이들과 으레 주고받는 말이었다. 그 ‘가깝다’는 수식을 지키기 위해 채워야 하는 최소한의 교류가 있다면, 연말연시는 벼락치기 시즌이니까. 그리웠던 이들을 보고 듣는 시간은 대체로 다정했지만, 몰아서 하는 무언가가 대개 그러하듯 귀한 만남과…
![나눔이라는 숙제에서 배운 것[2030세상/배윤슬]](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2/13/116968255.2.jpg)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지만, 1년 동안 수확한 것을 이웃과 주변에 나누는 달이기도 하다. 종소리와 함께 구세군 빨간 냄비가 거리에 등장하고 연탄 나르기 등 나눔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올해 초 아빠로부터 숙제를 하나 받았다. 은퇴하며 …
![독서 인구는 주는데, 신간은 느는 사회[2030세상/김소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2/06/116862461.2.jpg)
내 친구 A는 취미라고 하기엔 상당히 열심히 글쓰기에 열중한다. 종종 자신의 에세이를 모아 독립 출판물을 만들기도 한다. A는 며칠 전 두 번째 책을 내고 나에게도 한 권 선물로 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살피다가 그가 첫 책을 준비하던 2018년을 떠올렸다. 4년 전의 자가 독립출…
![‘100각 타일’[2030세상/박찬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1/29/116731326.8.jpg)
작은 정사각형 타일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붙은 벽면을 좋아한다. 단일한 패턴이 이어질 때 생기는 단정한 조형미를 좋아한다. 스위스 바젤과 일본 교토에서 그 풍경을 보고 언젠가 내 공간을 만들 기회가 되면 재현하고 싶었다. 몇 년 후 기회가 왔다. 내가 사는 집을 공사해야 했다. 가로세로…
![‘좋아함’의 연대[2030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1/22/116611735.1.jpg)
학창 시절 교실은 두 개의 파벌로 나뉘어 있었다. “너 god야, 신화야?” 대답을 강요받을 때마다 질문자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애를 먹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 결국엔 더 친해지고 싶은 쪽의 답안을 따라가곤 했다. 친해서 같은 취향을 갖게 된 것인지 취향이 같아서 친해진 것인지는 모…
![삶의 다양한 선택지를 꿈꾸며[2030세상/배윤슬]](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1/15/116476351.2.jpg)
나는 지금 20년 넘게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는 이모네 집 마당 그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여행을 오니 기후도 정반대, 자동차 핸들 위치도 정반대, 거기다가 일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여다보게 된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멋있는 자연…
![애도에서 정말 중요한 것[2030세상/김소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1/08/116365058.1.jpg)
지금 원고를 쓰고 있는 곳은 배경 음악이 꺼진 카페다. 이곳은 음악을 틀어 두는 매뉴얼까지 있는 회사다. 그런 만큼 음악이 없으니 평소와 분위기도 달랐다. 이유가 궁금해 직원께 여쭸다. 애도기간 방침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태원 참사 후 멈춘 건 배경 음악뿐만이 아니다. 각종 분야의 …
![이태원과 우리[2030세상/박찬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1/01/116245763.6.jpg)
일요일 아침 엄마에게서 전화가 세 통이나 와 있었다. 집에 일이 있나 싶어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도리어 내가 괜찮은지 물었다. 이태원 갔냐고. 그때야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일어난 사고를 알게 되었다. 나도 아는 곳이었다. 내가 어릴 때 이태원은 아무 때나 가는 곳이…
![‘다 똑같다’는 말로부터 도망가기[2030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0/25/116133591.1.jpg)
동경하던 언니가 있었다. 똑똑하고 상냥한 데다 패션 센스까지 갖춘 K는 이른 20대 내 선망의 대상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엿한 직장인이 된 그는 맛있는 밥을 사주겠다며 신촌의 한 파스타집으로 나를 불렀다. “회사에 출근하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도대체 뭘 하는 거예요?” 진심…
![나의 ‘우물’을 깊고 넓게 파기[2030세상/배윤슬]](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0/18/115998659.2.jpg)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내 글에 같은 일을 하는 누군가가 아무런 설명 없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댓글을 남겼다. 우물 안 개구리는 ‘1) 넓은 세상의 형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견식이 좁아 저만 잘난 줄로 아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오래된 빌라의 이웃들[2030세상/김소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0/11/115887522.2.jpg)
현관문 밖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옥상을 드나드는 이웃 아주머니들의 목소리다. 나는 오래된 빌라의 옥상 가는 길 꼭대기 층에 산다. 빌라 옥상에는 아주머니들의 장독대나 빨래 건조대가 있다. 아주머니들의 일상과 직결된 공간인 셈이다. 아주머니들은 옥상에 올라가는 길에 만나면 인사를…
![고모는 문을 열어주지 못한다[2030세상/박찬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10/04/115775509.1.jpg)
할머니는 1959년부터 서울 종로구 뒤편 세검정의 서민형 한옥에 살았다. 올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쯤 그 동네의 재개발이 시작됐다. 할머니와 평생 함께 산 고모는 평생 산 동네도 떠나야 했다. 이번 추석은 할머니와 우리 옛날 집 없이 처음 맞는 명절이었다. 다같이 고모의 새집에 갔…
![열일곱과 서른넷 사이[2030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9/27/115660861.6.jpg)
한 고등학교로부터 작년에 이어 강의 요청을 받았다. 글쓰기 수업을 곁들인 진로 특강이었다. 작년 이맘때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잠시 망설였다. 내 진로도 모르겠는데 강의는 무슨? 그럼에도 불구하고 덜컥 승낙을 했던 것은 깨질 땐 깨지더라도 기회가 오면 일단 덥석 물고 보자는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