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지자 모으며 신당 ‘잰걸음’…“당 압박 수단” 비판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0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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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온라인서 연락망 수집…이틀 만에 4만명
"창당 실무 작업 준비…인원·자금 충당 문제 없어"
여, 이준석 신당 과소평가…"공천 탈락자 모아놓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 첫 단계로 온라인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나선 지 이틀 만에 4만명이 모였다. 창당 결정 시한을 오는 12월27일로 제시한 이 전 대표가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을 일종의 ‘협상 도구’로 깎아내리면서 창당 가능성을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20일 여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발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이 가는 길에 동참해달라”며 연락망을 수집했고, 다음날 한 토크콘서트에서 12월27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신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움직임을 일종의 실무 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선관위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때 200명 이상의 발기인이 필요하다. 이후에는 서울에 중앙당을 세우고 5개 이상의 광역시·도에서 각 1000명 이상의 권리당원을 모아야 한다.

이 전 대표 측근은 “연락망 구축을 통해서 몇만 명이, 17개 시도에 골고루 분배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작업을 지금 하는 걸로 봐도 될 테니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은 준비하는 걸로 봐야 한다”며 “인원을 모으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달 내에 타임테이블로 보면 물리적으로, 단계별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온라인상 ‘플랫폼 정당’ 방식으로 비용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서는 신당 창당 비용이 수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에 이르는 만큼, 이 전 대표가 자금을 충당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기존 정치인의 경우 명단 확보는 결국 돈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사람 만나서 수기로 작성해야 하고, 그 과정이 다 돈을 수반하는 것이고 인적 자원이 투자돼야 하는 건데 이 전 대표는 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시민이 참여하게끔 했으니 돈이 확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신당에 합류하는 현역 의원의 숫자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지원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만나 창당에 함께할 현역 의원 명단을 공유한 바 있다. 이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그들의 지역구 및 역할론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에도 한 토크 콘서트에서 “국민의당처럼 누군가의 대권을 위해 가다가 안 되면 흩어지고, 바른미래당처럼 언젠가는 양당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의 집합체가 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한다”며 “그래서 요즘 많은 분들을 만나서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끝까지 같이 갈 자신이 있느냐’고 물어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는 무게감 있는 현역 의원들의 신당 참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온라인에 모인 인원이 실제 창당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다, 이 전 대표의 창당이 진정성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1라디오 인터뷰에서 “온라인 서명 숫자 자체에는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얼마 전에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 제명하겠다고 온라인 서명을 받았는데 그때도 며칠 만에 4만 명 넘는 분들이 서명했다. 숫자 자체가 온라인에서 팬덤이 있는 분들이 모으기 힘든 숫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아무리 창당 준비를 빨리 해도 한 달은 걸린다”며 “1월 말~2월 초에는 각 당이 공천 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각 당에서 공천 떨어진 사람하고 무슨 창당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행동은) ‘이번에 한 10만명 모았어, 이 정도 조직을 갖고 있어’라며 우리 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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