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2번 실패한 북한…“큰 문제 아니다”지만 문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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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24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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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5월31일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후 85일 만인 24일 2차 발사에 나섰으나 또 실패했다고 밝혔다. (YTN 보도 갈무리)ⓒ News1
북한이 지난 5월31일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후 85일 만인 24일 2차 발사에 나섰으나 또 실패했다고 밝혔다. (YTN 보도 갈무리)ⓒ News1
북한이 85일 만에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 나섰다가 또 실패했다. “큰 문제는 아니다”며 곧장 10월에 3차 발사를 예고했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또 한 번 체면을 구기면서 해당 부문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4일 오전 3시50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사 약 2시간 반 만에 입장을 내고 군사정찰위성의 2차 발사를 단행했음을 공개하면서 다시 실패를 인정했다.

통신은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으며 ‘천리마 1형’의 1단계와 2단계 비행은 모두 정상이었으나 3단계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단계)별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 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차 발사 실패 때는 로켓의 1단계 분리 후 2단계 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 내용을 보면 1차 발사 때 문제가 된 로켓 작동과 단 분리 과정에서의 문제는 해결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불과 한 달여 뒤인 10월 재발사를 ‘콕 집어’ 공언한 것이 기술적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1차 발사 실패 후 6월 당 전원회의를 열고 담당자들에 대한 책임을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가 무기체계 발전에 있어 ‘가장 엄중한 결함’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까지 했다.

비록 북한이 ‘큰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지만, 이날 발사 실패는 국방력 강화 사업에 있어 ‘가장 엄중한 결함’이 재차 발생한 상황일 수 있다는 점에서 10월에 최종적으로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관여한 인사들에 대한 문책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위성 발사는 시점상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의 본훈련이 진행되고 있고, 지난 18일 한미일 3국이 정상회의에서 대북 공조를 강화한 데 대한 맞대응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미 연합연습을 거론하며 “우리 공화국 무력은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맞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는데, 위성 발사 실패로 맞대응에도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위성 발사는 오는 9월9일 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9·9절)을 경축하기 위한 ‘군사적 성과’ 의미도 있었다. 북한은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은 올해 9·9절을 성대하게 경축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연초부터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정찰위성 2차 발사의 실패는 이 ‘경축’에도 결함을 안겨 주는 상황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김 총비서는 태풍 수해 지역과 간석지 제방 붕괴 현장을 잇달아 찾아 책임자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간부들을 상대로 기강을 강하게 다잡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내각총리는 물론 내각 전반에 대한 고강도 검열까지 지시했다.

1차 실패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비판이 있었던 만큼 이같은 기강 확립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당장은 10월 3차 발사 성공에 우선 집중하더라도 이후 1, 2차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재발사에 또 실패하면서 이번에도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쳤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차 발사 때도 북한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27일) 7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위성 발사를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지난 2012년 4월 일반 위성인 ‘광명성 3호’를 실은 로켓 ‘은하 3호’의 발사 실패 때 북한은 재발사에 8개월의 시간을 투입했다. 이번에는 재준비 기간이 3개월에 불과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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