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삶’ 준비하는 문 대통령…끝까지 함께 할 참모는?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9일 09시 30분


코멘트
9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까지 꼬박 한 달 남았다. 문 대통령에게 남은 한 달은 완전히 ‘잊혀진 삶’을 살겠다던 스스로의 다짐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9 대선 후 지난 한 달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불편한 동거’ 속에서 빚어진 갈등의 시간이었다. 첫 회동부터 팽팽한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인사권 행사와 용산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간 갈등은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했다.

남은 한 달은 비교적 갈등 요소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절 전후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 변수를 제외하면, 정권 이양 마무리 과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퇴임 이후의 삶을 준비할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이제 (청와대에서) 일하는 날로만 따져보니 딱 20일이 남았다”며 “오늘 (문 대통령에게) 퇴임하는 날까지의 일정을 보고드리고 나니, ‘이제 정말 하산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러웠다”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적었다.

흔히 대통령 임기 후반부를 ‘하산(下山)’에 비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던 문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퇴임까지의 시간을 부인하기 힘든 하산의 과정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토록 퇴임일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지난 5년 간 굴곡진 여정을 끝까지 완주한 참모들에 우선 시선이 닿는다. 정부 출범 시작부터 끝까지 청와대 생활을 함께한 비서관급 참모들은 10여 명에 달한다.

문 대통령의 생각을 옮긴 신동호 연설비서관, 청와대 살림을 책임진 이정도 총무비서관, 문재인 정부 역사를 정리해 온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은 5년 간 보직이동 없이 같은 자리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다.

해외언론비서관과 제2부속비서관을 거친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지키고 있다. 사회정책비서관·정책조정비서관을 거친 이진석 국정상황실장도 5년을 함께한 원년 멤버로 꼽힌다.

취임 초 행정관에서 출발했다가 비서관으로 승진한 경우도 있다.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윤재관 국정홍보비서관, 오종식 기획비서관, 송창욱 제도개혁비서관, 김재준 춘추관장, 탁현민 의전비서관, 윤지훈 인사비서관 등이다.

청와대 생활을 완주한 원년 멤버와 달리 퇴임 후 문 대통령 부부 곁을 지킬 마지막 참모도 관심이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지난 2월부터 우선 희망자 중심으로 후보군을 찾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대통령은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을 둘 수 있다.

경남 양산 하북면 새 사저 지근 거리에서 보좌해야 하는 탓에 무엇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양산 주변의 연고 여부도 주요 고려 기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퇴임 후 ‘잊혀진 삶’을 다짐한 문 대통령은 기념재단 설립 등 모든 대외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완강하다고 한다. 나무를 좋아하는 문 대통령은 당분간 신축 사저 주변을 가꿀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기념재단 설립 등 모든 대외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2009년 매곡동 사저를 가꿨던 것처럼 당분간 새 사저 주변을 가꾸는 일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자서전 ‘운명’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문 대통령이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엔 저서 집필 작업을 통해 5년이 시간들을 자신의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주 문 대통령의 수보회의 모두 발언 원고를 작성해 온 오종식 기획비서관이 양산행 멤버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국정철학과 정무적 감각을 겸비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양산에서 가까운 부산이 고향으로 현재 제2부속비서관으로 김 여사를 보필하고 있는 최상영 제2부속 비서관도 유력한 양산행 멤버로 거론된다. 김 여사의 신뢰가 강한 데다 본인도 끝까지 보좌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한 자리는 양산 사저 주변의 경남 지역에서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2008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당시에는 김경수 당시 연설기획비서관, 문용욱 1부속실장, 박은하 부속실 행정관 3명이 봉하마을 멤버로 발탁됐다. 이 외에 김정호 당시 기록관리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농사일과 생태마을 조성 일을 도운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문 대통령의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퇴임 후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문 대통령 내외분을 보좌할 참모진을 소개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