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약 발굴’ 산업부 차관 질책…“다른 부처도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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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8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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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산업 성과와 재도약 전략’을 주제로 의제발제 및 토론이 이어졌다. 2021.9.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산업 성과와 재도약 전략’을 주제로 의제발제 및 토론이 이어졌다. 2021.9.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박진규 산업부 1차관이 최근 산업부 회의에서 ‘대선캠프에서 눈에 띌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와 관련 “매우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힌 뒤 “차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일찌감치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물론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었다. 내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 문제에 흔들림 없이 민생에 집중하라는 지시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정부는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같은 날 오전 참모회의를 통해서도 “(대선) 경선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방역과 경제회복 등 현안과 민생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점에 비추어봤을 때 박 차관의 발언은 문 대통령의 지시를 사실상 위반한 것으로 해석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7월에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말씀하셨는데 (박 차관의 이번 발언은)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듯하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더 강하게) 여러 부처들을 향한 경고의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 매체는 박 차관이 근래 산업부 일부 직원에게 ‘대선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는다.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박 차관은 지난달 31일 1차관 직속 기획조정실 주관으로 열린 ‘미래 정책 어젠다 회의’에서 이러한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발언은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일부 부서에 전달됐는데 박 차관은 “어젠다들이 충실하게 잘 작성됐으나 정치인 입장에서 ‘할 만하네’라고 받아줄 만한 게 잘 안 보인다”, “대선캠프가 완성된 후 우리 의견을 내면 늦으니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여러 경로로 의견을 사전에 많이 넣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현 정부 청와대에서 통상비서관과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을 지냈다. 청와대 재직 당시 다주택 논란을 빚다가 물러났으나 지난해 11월 산업부 차관에 임명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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