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정 증언’ 사실 아니다”에…한동훈 “매번 허위 주장 유감, 정치적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3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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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년 넘도록 압수수색 2번을 포함해서 할 수 있는 무리한 방법은 다 동원해서 수사했다. 그럼에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안나오는 이유는 그것이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동훈 검사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자신의 법정 증언에 대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린데 대한 반박 입장문을 23일 공개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두 차례 무리한 압수수색을 포함한 수사에 법에 따라 응했다”면서 “권력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해서 수사 대상자에게 헌법상 방어권을 포기하라고 떼를 쓰고, 정치인들, 장관, 수사팀이 공개적으로 1년째 압박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수사를 많이 했지만 수사 대상자한테 (휴대전화) 비밀번호 안 알려준다고 징징댄 적 없고, 다른 수사에서 그런 걸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정치적 목적의 별건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정진웅 차장검사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 당시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제 수사를 진행해 정치적인 수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 검사장은 또 “(법무부)장관이 역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저는 범죄 소명도 없이 법무연수원에 모욕적으로 좌천됐다. (채널A 수사는 이른바 ‘검·언 유착’) 프레임을 갖고 사건을 조작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고 방어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한동훈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정치적인 수사’였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제가 (당시 윤석열 총장에게) 수사 지휘를 내린 것은 한동훈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 영장이 발부 집행된 이후인 지난해 7월 2일”이라며 “한동훈에 대한 수사 승인 진행은 대검 부장회의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독자적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수사 지휘) 내용도 총장이 스스로 수사에 손떼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일 뿐 수사를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도 했다.

한 검사장은 23일 추 전 장관의 글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제 법정 증언은 지난해 7월 29일 독직폭행 혐의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매번 자기 입맛에 맞게 사실을 왜곡하는 허위 주장을 해 유감스럽다”며 추 전 장관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이 채널A 이모 전 기자와 공모한 의혹으로 지난해 6,7월 두 차례 한 검사장에 대한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차장검사의 1심 재판은 다음 달 28일 변론 종결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선고 공판만 남게 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려달라고 이 지검장에게 여러 차례 결재를 올렸지만 이 지검장이 결재를 하지 않고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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