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산음동 기지 움직임에 ‘촉각’…도발 가능성은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7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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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산음동 차량 증가했지만 일반차량 통행 가능"
"軍 상황 예의 주시해…평소와는 크게 다르지 않아"
ICBM 시험발사 준비 동향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
"美 정보기관·언론 등 너무 앞서 나가는 감도 있어"
北, 강온 양면 투 트랙 전략 구사 가능성 배제 못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극도로 민감한 시기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 대한 동향이 조금씩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복구 움직임이 있다고 보고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무수단 미사일 발사장과 함께 과거 수차례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용된 대표적 핵 무력 시설이다.

아울러 화성-15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생산 관련 시설인 산음동 미사일 연구 단지에서도 물자 수송용 차량 이동이 증가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이와 함께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등도 지난 5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촬영한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일부 구조물의 변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재건 징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일각에서는 북한의 움직임이 회담 결렬에 따른 대미 압박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사일 발사를 실제 준비하고 있거나 미국 측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저강도 도발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발 징후로 단정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한 단계다.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산음동 연구단지의 차량 이동 증가와 관련해 “국정원 쪽에서 일반 차량도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며 “산음동은 모든 차량 통행이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산음동에 드나드는 차량을 일반 차량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군 당국에서도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이 동향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군의 한 관계자는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측 동향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겨울이 지나서 날이 풀리면 통상적으로 이동이나 움직임이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창리의 경우도 도발 징후일 수 있다는 추정과 함께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관측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는 동창리의 움직임이 ICBM 시험발사 준비와 일치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질적인 시험발사가 이루어지기까지 준비 기간이 2주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이러한 과정을 시작하는 단계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언제든지 중단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동창리 발사장 재건 움직임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약 열흘 정도 앞두고 이뤄진 만큼, 도발 징후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미국 정보기관과 언론에서 조금 앞서 나가는 감이 있다”며 “특이 동향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거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나는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그런 보도가 매우 이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대화 재개 의지와 별도로 강온 양면의 ‘투 트랙’ 전략 차원에서 미국 측을 압박하는 시도를 구사하고 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ICBM급 미사일 발사가 실익이 없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지만 유사한 동향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우회적으로 발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의도를 묻는 말에 “그 의도에 대해서는 파악한 바는 있지만, 말씀드리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 동창리와 산음동 연구단지를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고, 한미 국방정보당국 간에는 긴밀한 공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3대 관영매체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오후 8시30분부터 약 75분 동안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윁남(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공식친선 방문하시었다’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방영하면서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시사하기도 했다.

기록영화는 북미 확대회담 장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미국 국가안보보좌관(NSC),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을 소개하고, “회담에서는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추동하기 위해 쌍방이 기울인 노력과 조치들이 수십 여 년간 지속돼 온 불신과 적대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 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대해 강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0여 년의 적대관계 속에서 쌓인 반목과 대결의 장벽이 높고 조미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는 여정에서 피치 못할 난관과 곡절들이 있지만 서로 존중하고 이해와 인내를 발휘해 나간다면 능히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조미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표명됐다”고 강조했다.

또 “(북미가) 두 번째로 되는 이번 상봉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됐다고 평가했다”며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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