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연 “김정은 연내 방남 어려워…북미고위급은 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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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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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속도조절 요구로 북미정상회담 견인 어려워져”
“북미협상 파행이나 교착 장기화 가능성은 적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북한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별사절단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왼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청와대 제공) 2018.9.5/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북한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별사절단과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왼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청와대 제공) 2018.9.5/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방남은 상황상 어렵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달 말로 추진됐다가 무산된 북미고위급회담은 연내에는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9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에서 개최한 ‘북한정세 토론회-2018년 정세 평가와 2019년 전망’에서 “북미관계 진전 없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어렵고 의전과 경호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전략연은 “평양공동선언 이후 미국의 속도조절 요구가 커지면서 남북관계는 한미관계와 북미관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방향으로 구조화했다”면서 “1~3차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하는 취지의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김 위원장의 도전형 리더십 스타일을 고려하면 전격 방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으로선 약속을 지키는 신뢰형 스타일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켜야 하는 시대적 요구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낮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 견인 필요성이 절실할 경우 판문점에서의 약식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략연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조적·상황적 제약 때문에 협상이 파행되거나 답보·교착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전망했다. 일시적으로 교착과 답보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진전될 것이란 설명이다.

전략연은 “북한으로선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성과적으로 기념하고 국가경제개발 5개년 목표 달성을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미국으로선 2020년 대선 레이스에 대비하고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선 실질적 비핵화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탑 다운(Top-down) 방식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깨지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양측 모두 파행을 꺼리게 된다고 밝혔다.

전략연은 향후 북미가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지점으로 미국의 핵 신고·사찰·검증 요구를 수용하고 미국은 그 대상을 전국이 아닌 영변 핵시설로 좁히는 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안갯속에 있는 북미고위급회담은 올해 안에 열리고 내년 초에도 1~2차례 추가로 열릴 것이라고 전략연은 내다봤다. 이달 말 회담을 하자는 미국 제안에 북한이 응하지 않으며 회담이 연기되고 있는데 곧 진척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행정부가 밝혀온 대로 내년 초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기동 전략연 부원장은 “신년사와 연두교서는 북미가 내년 정책방향을 최초로 알리는 신호탄인데 현재는 서로에게 긍정적 시그널을 줄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신년 전에 북미고위급회담을 통해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놔야 서로 우호적 메시지를 발신할 모멘텀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최용환 전략연 책임연구위원도 “미국도 북한도 먼저 시간의 압박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면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루는 것이지 적절한 시점이 되면 분명히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략연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당분간 대남·대미 사업의 총괄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부위원장은 “현재는 대미협상에서 통일전선부와 외무성이 역할을 분담하는 게 아니라 통일전선부가 독식하는 체제”라며 “그 배경에는 지금은 외무성이 나설 때가 아니란 인식, 미국과 기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선 군 출신이자 강경이미지를 가진 김영철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더 적절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최선의 외무성 부상의 역할은 통일전선부 역할이 어느 정도 외무성으로 이전되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최 부상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이 북미 실무라인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선 “실무자의 자율성이 떨어지는 탑 다운 방식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면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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