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대북 전략 파악 위해 美 전문가와 접촉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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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전략을 파악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친분이 있는 미국 전문가와 북한 고위 인사의 만남을 빈번하게 제안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더글라스 팔 미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부회장은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올해 들어 8차례에 걸쳐 북한 고위 간부와의 만남을 제안 받았으며 가장 최근에는 10월 상순 최선희 북미국장과의 만남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팔 부회장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보좌관을 역임한 친공화계 인물이다. 그는 북한 측으로부터의 접촉은 트럼프 정권이 발족한 올 1월 시작됐고, 4월과 8월 한미공동훈련 전후에도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측은 팔 부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겠다면 조선노동당과 외무성 고위 간부와의 만남을 주선하겠으며, 스위스 등 제3국에서 만난다면 최선희 북미국장이 대응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8차례 모두 정해진 의제는 없었으나 “핵무기에 관한 교섭은 하지 않되 그쪽(미국)이 원한다면 논의는 환영한다”는 의향을 전해왔고 팔 부회장은 밝혔다.

북한은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한반도를 담당했고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력을 가진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상급연구원에게도 방북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있다. 신문은 두 사람 모두 북한의 만남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팔 부회장은 북한 측 의도에 대해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트럼프 정권이 어떻게 나올지를 모색하려 했다는 것이다.

팔 부회장은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미국을 도발하는 것과는 별개로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북한은 자신들의 무기 시스템을 설득력 있는 형태로 과시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진지한 대화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진지한 대화’의 시점을 6개월~1년 후라고 예상하고 북한이 그때까지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얻기 위해 계속 ICBM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하기 위해선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 △북한에 대한 비밀공작 강화 △미사일 방어 강화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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