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전승절 불참 기류… 中 대신 러와 밀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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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中전승절 참석]中과 점점 멀어지는 北

‘한국은 중국의 초대에 응했고, 북한은 거절했다.’

중국의 항일 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는 달라진 한중, 북-중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 달 2∼4일 전승절 참석을 확정한 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사진)는 중국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20일 “(북-중 간) 방중을 위한 사전 접촉 등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냉랭한 기류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중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과 같은 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부터 냉랭해진 북-중 관계는 이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양국이 처음으로 양자 회담을 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김정은의 대중정책이 ‘항일’의 공통분모로 ‘혈맹(血盟)’의 특수 관계를 맺어온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중국×들에게 역사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을 똑바로 알게 해주겠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6월 양쯔(揚子) 강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침몰 사고 때도 중국 측에 조의를 공식적으로 표하지 말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FA는 “어린 지도자의 미숙한 판단이 북한을 국제적인 고립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내부 소식통의 우려도 전했다.

북한은 중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러시아에 밀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북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조선해방 70돌 경축행사’에서는 유일하게 러시아 연방 평의회 대표단, 국방부 대표단 등 러시아 관계자들만 소개했다. 북한은 이날 양국의 국장과 국기가 담긴 ‘조로(북-러) 친선의 해’ 기념우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 전승절에 5월 러시아 전승절 참석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지, 그보다 직급이 낮은 인사가 참석할지를 지켜보면 앞으로 북-중 관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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