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상륙훈련 규모 대폭 축소…北에 대화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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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해병 연합훈련 美참여병력 2014년 7000명→2015년 1000명
北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륙훈련… 일각선 “美, 예산 고려해 조정한 것”

지난해 3월 경북 포항시 송라면 해안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의 ‘2014 쌍용훈련’ 모습.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보놈리샤르함에서 미 제3해병기동여단 대원을 수송할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3월 경북 포항시 송라면 해안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의 ‘2014 쌍용훈련’ 모습.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보놈리샤르함에서 미 제3해병기동여단 대원을 수송할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실시할 연합 상륙훈련(쌍용훈련)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팀스피릿 훈련 이후 최대 규모였던 1만여 명이 참가한 지난해와 비교해 40%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두고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병대는 3월 초에 실시하는 쌍용훈련에 대대급 전투병력을 비롯해 지원병력 등 1000여 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한국 해병대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3000여 명을 참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병대 참가 규모로만 보면 지난해(7000여 명)에 비해 7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훈련 규모를 놓고 한미 해병대가 최종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과의 전면전이 벌어지면 한미 최정예 해병 전력이 북한지역 동·서해로 기습 상륙한 뒤 평양으로 진격하는 내용의 쌍용훈련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륙훈련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훈련은 여단급 연합 상륙훈련과 미 해병대의 한반도 투입 연습 프로그램을 연계한 것으로 2012년 3월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FE)의 하나로 처음 실시됐다. 당시 북한은 이를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 제3해병기동군(MEF) 병력을 쌍용훈련에 동원한다. 한미 연합 작전계획(OPLAN)에 따르면 이 병력은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한국에 투입되는 핵심 증원전력이다.

통상 이 훈련에는 미국 해병대의 MV-22 오스프리와 강습상륙함 등 해상과 공중 지원전력도 참가한다.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는 대표적인 상륙지원 전력으로 평가된다. 훈련은 상륙과 침투, 실사격 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올해 훈련 규모를 축소한 배경과 관련해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 분위기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6일 한 특강에서 “남북 간에 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지난해 쌍용훈련을 팀스피릿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했을 때는 북한의 실세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등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편 다른 정부 소식통은 “미 해병대 규모가 대대급으로 줄어든 건 대북정책 기조와는 관련이 없다”며 “미군의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가 병력과 투입 장비 규모를 조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상륙훈련#쌍용훈련#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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