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합참의장 방미때 美 국방부 부장관이 맞은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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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합참의장 軍서열 4위… 격 안맞아
같은 서열 2위인 부장관이 파트너

정승조 합참의장은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기념식에 한국군 대표로 참석했다. 정 의장이 전날인 26일 미 국방부를 방문했을 때 그를 영접한 미국 측 카운터파트는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이었다. 미국에도 합참의장이 있는데 왜 부장관이 정 의장을 맞이했을까. 직위는 다르지만 둘 다 ‘서열 2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국방장관→합참의장→육·해·공군참모총장→연합사 부사령관→1·2·3군 사령관→국방차관’ 순이다. 미국은 ‘국방장관→부장관→차관(4명)→육·해·공군성 장관→합참의장→육·해·공군참모총장’ 순이다. 한국에서 다른 중앙 부처의 차관은 장관에 이은 서열 2위지만 국방차관은 군 서열 10위이다.

한미 양국의 대비되는 군 서열은 문민화(文民化)의 정도 때문이다. 미국은 국방부 장관이나 부장관을 민간인이나 군인 출신이어도 전역한 지 10년 이상 지난 인사가 맡을 만큼 문민화가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척 헤이글 현 장관 역시 사병 출신의 정치인이다. 반면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승만 정부 때 일부를 제외하곤 거의 4성 출신 장군이 전역 직후부터 맡아 왔다. 차관의 경우에는 예비역 중장이 임명된 경우가 많아 의전서열이 3성 장군에 맞춰 있다.

합참의장 서열이 차관보다 높다 보니 장관의 부재 또는 유고시 직무대리도 이원화된 경향을 보여 왔다. 정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국방장관이 해외출장을 갔을 때 원칙적으로 차관이 직무대리를 맡지만 군령권(군의 지휘와 작전에 관한 명령권)은 실질적으로 합참의장이 관할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관이 장관 직무대리의 신분임에도 서열상의 한계 때문에 합참의장을 지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근 국방부 내에서도 일반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차관 서열이 최소한 각 군 참모총장보다는 높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군 출신 인사들은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고 있는 만큼 군사작전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현 서열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정승조 합참의장#정전협정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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