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안부럽네”…네온사인 번쩍이는 北 나선특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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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시민의 구매욕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들의 생활수준이 평양보다 높을 것이라는 말은 허튼소리가 아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31일 나선경제특구의 발전상에 대해 수도 평양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찾아' 등 3건의 르포기사를 통해 "예컨대 국산담배로 말하면 평양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는 담배를 나선에서 선물로 주려고 하면 나선 사람들은 안 받겠다고 말한다"며 "그것은 나선 시민이 더 질 좋은 담배를 피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나선 주민이 평양 시민보다 비싼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얘기다.

또 나선에서는 화장한 젊은 여성들이 원피스에 양산을 쓰고 적외선 방지 크림을 바른 채 의류, 화장품 등을 찾아 여러 상점과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미안 크림, 태양열 충전기, 요리기구, 약품, 일용품이 팔리고 반찬이 적은 식당에는 손님들이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신신보는 특히 "전기로 말하면 거의 정전이 없으며 밤에는 네온을 켠 건물들도 여러 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양 외 지역에서 주민이 전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나선시 인구(약 20만 명)의 10%에 가까운 1만8000여 명이나 되고 인터넷은 한국과 비슷하게 100Mbps급이 기본이다. 인터넷 등록비는 300유로이고 이용료는 한 달에 390유로다.

나선시 곳곳에서는 건설 공사도 한창 벌어지고 있다.

조선중앙은행 지점 맞은 편에는 대외교역을 지원하는 '황금의 삼각주은행' 건물이 건설 중인데 외형은 거의 완성된 상태다.

나선시 중심부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태양 상에서 바다로 가는 길에는 4차선 도로가 깔렸고 바닷가에는 해안공원과 종합복지시설 '창광원'이 건설되고 있다.

또 중국 연변네트워크과학기술센터가 투자한 대형슈퍼마켓 나선강덕산업회사백화점도 세워지고 있는데 노동자 120명이 하루에 노임으로 7달러를 받고 3교대로 24시간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근로자의 월급이 보통 몇천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나선시 근로자의 월급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현재 나선시에서 가장 활발한 분야는 관광사업이다.

올해 들어 자가용을 타고 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나선에 있는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엔 방을 구하기가 어렵고 세관 주차장에는 중국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의 번호판을 단 트럭, 자동차,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조선신보는 "나선에서 중국 제품이 넘쳐 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보수 공사를 한 여관은 건물 원자재, 가구 등 모든 것이 중국산이고 일용품과 식품도 중국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선 시 인민위원회 관계자들은 "'메이드 인 나선'이 필요하다", "나선은 철저하게 조선을 위한 나선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또 나선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장려하는 한편, 조총련과 재일교포의 투자에 기대하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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