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섬마을 이장서 장관-지사까지… ‘리틀 노무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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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은 누구… 누가 돕나
‘맨땅’서 성공신화 일궈… 원혜영-민병두 캠프 주축, 정대철 공동선대위장 거론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고향인 경남 남해군 고현면 이어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최연소 남해군수, 노무현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지사 당선, 대선 출마로 이어지는 ‘신화’의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국민대에 합격했지만 입학금 28만3000원이 없어 등록을 포기했던 점도 김 전 지사의 면모를 두드러지게 한다.

이런 궤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그는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둔다.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노 전 대통령의 가신이 아니다. 문재인 상임고문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국정을 주도한 분들이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육두품에 속했다고 볼 수 있다. 힘의 관계로 보자면 나는 미약했지만 세력 대 세력으로 결합한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게인 노무현(다시 노무현)’이 아니라 ‘비욘드 노무현(노무현을 넘어)’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59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남해종합고, 영주경상전문대 행정학과,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생활이 너무 어려워 신동아 외판원을 하기도 했다. 청년시절 재야단체인 민통련에서 활동하면서 구속된 전력이 있고 민중당 활동을 거쳐 남해신문을 창간했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활동하다 1995년 36세로 남해군수에 당선돼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승부사적 기질만큼은 노 전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 많은 선거에 출마했지만 패배가 훨씬 많다. 2004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총선에서 낙선했다. 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2002년(민주당)과 2006년(열린우리당)에도 고배를 마셨다. 2008년 당내 지역주의를 비판하며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도지사직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김두관 전 지사는 2010년 다시 한 번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져 야권 단일후보로 도지사에 당선됐다.

김 전 지사 캠프는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를 지낸 원혜영 의원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원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치분권연구소가 사실상 김 전 지사의 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전략기획 분야는 민병두 의원이 주축이다. 민 의원은 17대 대선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야권의 전략통이다. 김재윤, 문병호, 안민석, 최재천 민주당 의원 등이 원내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은 15명 안팎. 하지만 정대철 상임고문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점쳐지는 등 외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생활정치포럼’은 김 전 지사 조직의 또 다른 축이다. 김태랑 전 국회 사무총장이 대표를 맡고 이강철 전 대통령정무특보, 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 윤승용 전 대통령홍보수석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외곽에서 지원한다. 이 밖에 호남 인사들이 주로 모인 ‘희망정치포럼’과 ‘농무’, 신경림 시인이 대표 제안자로 나선 ‘희망네트워크-피어라 들꽃’, 3040세대 청년들의 지지 모임인 ‘한국청년연맹’, 지방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된 ‘머슴골’ 등이 김 전 지사를 돕고 있다. ‘두드림’ ‘모두다함께(모다함)’ 등 그의 팬클럽도 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두관#대선#노무현#원혜영#민병두#정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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