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지도부 출범]“이젠 대선 승리로” 문재인 17일 출마 선언… 유력주자중 처음

  • Array
  • 입력 2012년 6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 민주 대선주자들 잰걸음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도지사(왼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이 9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한길 의원의 부인 최명길 씨(어깨띠 두른 이)와 인사하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도지사(왼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이 9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한길 의원의 부인 최명길 씨(어깨띠 두른 이)와 인사하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여야 유력 대선주자 중에서는 첫 출마 선언이다.

문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10일 “문 고문이 17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로 했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대표단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시간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문 고문이 일요일인 17일을 선택한 것은 이슈를 일주일 내내 끌고 갈 수 있는 한 주의 시작인 데다 ‘대선 180일 전(6월 22일)까지 당내 대선후보를 선출한다’는 당헌 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규정은 이미 사문화됐지만 이왕이면 여야 유력 대선주자 중 첫 번째로 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받겠다는 속내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한 발언과 시각이 한층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고문의 ‘택일’은 아직 대선 출마 문제를 결단하지 못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6·9 전당대회에서 친노(친노무현) 그룹 좌장 격인 이해찬 대표가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해 한동안 지지율 하락세를 보인 문 고문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많다. 그동안 지역순회 대의원투표에서 이 대표가 김한길 최고위원에게 계속 밀리고 고전하면서 문 고문도 위기에 처했던 것. 문 고문은 경선 초반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과 관련해 “담합이 아닌 단합”이라고 했다가 ‘이-박 담합’의 한 축으로 묶여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문 고문은 이미 4·11총선 때 당이 총선 후보였던 김용민 씨의 막말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는데도 “절대 후보 사퇴를 요구해선 안 된다”며 한명숙 당시 대표를 ‘설득’했다가 “감(감각)도 없고 깜(감)도 안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 대선후보 다자구도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인 9%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의 역전승으로 문 고문도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문 고문이 10일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제 큰 승리(대선)를 위해 작은 아쉬움은 다 내려놓고 시작하자. 저도 큰 승리를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이다”라고 당부한 것은 전대 과정에서 자신이 이-박 연대에 관여된 것으로 비치면서 상처를 입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등의 대의원투표에서 줄곧 뒤진 끝에 막판에 모바일투표에 힘입어 가까스로 이겼다는 점은 문 고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선 경선은 당의 세포인 대의원 같은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며 “이 대표가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된 점도 문 고문에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차점자인 김한길 최고위원과 간발의 차였고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만큼 이 대표가 문 고문에게 유리하게 당을 운용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미 ‘정치적 담합’의 후유증을 톡톡히 맛본 터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이번 전대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다. 김 지사 측은 “전대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대구·경북, 경남의 대의원투표에서 김 지사가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한길 후보가 압승하면서 당 안팎에선 ‘김두관의 힘’이 공공연하게 거론됐다. 영남에서의 영향력을 확인하면서 입지 확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함께 당내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한 것이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김 지사는 공식 출마선언에 앞서 12일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에서 자서전 ‘아래에서부터’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충북, 강원 등에서 저력을 보여줬지만 그가 측면 지원한 조정식 의원이 최고위원 진출에 실패해 한계를 노출했다. 경기도당 위원장까진 지낸 조 의원이 당선권에 들지 못한 것은 손 고문에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당내에 ‘수도권 후보론’ 대신에 ‘영남 후보 필승론’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내 장악력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은 전대 과정에서 주목을 덜 받았지만 각각 지원한 강기정, 이종걸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돼 일정 부분 소득을 거뒀다는 평을 듣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문재인#김두관#민주통합당#대선주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