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영결식 비교해보니 “같은듯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8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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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과 노제가 28일 오후 눈이 내린 가운데 금수산기념궁전과 평양 시내에서 진행됐다.

절대권력자 김 위원장이 마지막 가는 길은 전반적으로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영결식과 비슷해 보였지만 차이가 나는 부분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일단 이날 영결식이 시작된 오후 2시께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세계 곳곳에 생중계했다는 점이 가장 이례적인 것으로 꼽힌다.

김 주석 때는 오전 10시 시작된 영결식을 정오가 돼서야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과 중앙방송을 통해 보도했다. 영결식 동영상은 오후 3시 넘어서야 공개됐다.

최고 지도자의 영결식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한 것은 세계인들의 `시선과 관심'을 의식한 조치로도 보이지만, 내부 체제 결속을 위한 조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결식이 김 주석 때보다 4시간 늦게 시작된 것도 예상밖이었다.

이날 평양에 적지않은 눈이 내려 제설작업 때문에 일정이 지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결식에서 고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영구차를 호위하며 식장에 들어선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다.

그는 리영호, 장성택, 김영춘, 김정각 등 북한을 이끌어갈 새 지도부와 함께 김위원장의 영구차를 양쪽에서 손으로 붙잡은 채 호위하며 도보로 식장에 들어섰다.

김 주석 영결식 때는 김 위원장이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 주석의 영구(靈柩)를 한 바퀴 돌며 마지막으로 애도를 표했다.

24발의 조총·조포를 쐈던 김 주석 때와 달리 예총·예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노제를 겸한 거리행진은 운구행렬 구성이나 행진구간 등을 볼 때 전반적으로 김 주석 때와 대동소이했다.

금수산기념궁전을 나선 김 위원장 영구는 평양의 보통강변을 따라 금성거리-영흥 네거리-비파거리-혁신거리-전승광장-영웅거리-천리마거리-충성의다리-통일거리-낙랑다리-청년거리 등을 거쳐 김일성광장으로 향했다. 이는 1994년 때와 동일한 경로다.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을 실은 차 뒤로 김 부위원장의 화환, 김 위원장의 영구를 실은 대형 리무진, 장의위원 등이 뒤를 따르는 운구행렬 역시 부친 영결식 때와 거의 같았다.

17년 전 아버지 김 주석이 세상을 영원히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군악대는 거리행진 도중 '빨치산 추도가'를 편곡한 장송곡과 함께 `김정일 장군의 노래'를 반복연주했다.

김 위원장의 영구차는 부친과 같은 링컨 컨티넨털 리무진이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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