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가계와 가족 면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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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삶을 마감할 때까지 가족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부모인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어머니 김정숙이다.

항일빨치산 출신인 김 주석과 김정숙은 북한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과 선군정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1912년생인 김 주석은 1930년대 중국 만주와 옛 소련의 연해주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였고, 1945년 광복 후 50년 가까이 북한의 지도자로 이름을 남겼다.

김 주석의 이런 배경은 아들 김 위원장이 어렸을 때부터 국가정책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

김 위원장은 만경대혁명학원, 남산고급중학교, 김일성종합대학 등의 정규교육을 정상적으로 마쳤고, 대학생이던 1960년대부터 김일성의 지방과 군부대 시찰을 수행하면서 후계자 수업을 했다.

이런 경력에다 김 주석의 후광으로 1974년 후계자 내정을 거쳐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김 주석 사후 그를 신격화에 가까운 수준까지 우상화해 내부체제를 결속하고 통치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했다.

특히 '김일성민족', '김일성당' 등의 표현까지 만들어가며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데 주력했다.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은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김일성보다 7년 연하로 알려져 있다. 김정숙은 16세이던 1935년 만주에서 빨치산 부대에 들어가 밥 짓는 일을 했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

김정숙은 1940년 말 김일성과 결혼한 뒤 1942년 김정일을 낳았지만 1949년 9월 네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살때 어머니의 사망은 김 위원장을 조숙하고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성격으로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의 생존 가족 가운데 그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은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 부장이다.

김 부장은 6·25전쟁 때 오빠인 김 위원장과 만주로 피란을 하는 등 어린시절부터 줄곧 함께 하면서 우애를 두텁게 쌓았다.

그는 1970년대 중반부터 당 국제부 과장 및 부부장, 경공업부 부부장 등으로 일찌감치 정치활동에 나섰고, 2010년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경공업 부장에 선출됐다.

특히 김 위원장이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김 부장에 대한 의존도는 훨씬 커지면서 현지지도에 대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김 부장의 남편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북한에서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장 부장은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체제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다가 2004년 분파행위를 이유로 철직되기도 했지만 2년 만에 권력의 중심부에 복귀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북한을 사실상 대리통치한 것으로 알려졌고, 2010년 6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장은 김경희와 더불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서 후계체제 이양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김 위원장의 가족 중에는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쓴맛을 본 인물도 적지 않다.

김일성 주석의 두번째 아내이자 김 위원장의 계모인 김성애는 조선민주동맹 중앙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1998년 해임된 뒤 공식활동에 나오지 않고 있다.

김성애의 아들인 김평일은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로 근무하고 있고, 김성애의 딸 김경진 역시 김광섭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의 아내로서 외국에 머물고 있다.

김 위원장이 본처 성혜림에게서 낳은 장남 김정남도 권력투쟁에 밀려 주로 중국과 마카오 등을 오가면서 평양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16)은 보스니아에 있는 국제학교에 입학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남 이외의 아들로 세번째 아내 고영희가 낳은 김정철과 김정은을 두고 있다.

김정철은 호르몬 과다분비증이라는 신체적 약점을 갖고 있는 데다 성격이 유약해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북한에서 보기 드문 서구문화광으로 올해 2월 싱가포르를 찾아 세계적인 팝스타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관람한 것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두번째 부인 김영숙 사이에서 딸 김설송(37), 김춘송(35)을 두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이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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