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北 귀환]北-中 ‘김정은 세습’ 보도 미묘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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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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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代이어 친선계승 합치” vs 中, 후주석 발언없이 “金이 여러차례 강조했다”

양제츠 외교부장 옆의 김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인 김옥(오른쪽)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카메라에 잡혔다. 이 여성은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만찬 모임 때 양제츠 외교부장 옆에 앉았다. 중국 CCTV 화면 촬영
양제츠 외교부장 옆의 김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인 김옥(오른쪽)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카메라에 잡혔다. 이 여성은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만찬 모임 때 양제츠 외교부장 옆에 앉았다. 중국 CCTV 화면 촬영
북-중 정상회담에서 오간 발언들에 대한 26일 중국과 북한의 발표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대목이 많아 주목된다.

○ 김정은 후계 문제


조선중앙통신은 “최고 영도자들은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라선 조중(朝中·북한과 중국) 친선협조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하고 공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남이 대신할 수 없는 공동의 성스러운 책임과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발언의 주체를 뭉뚱그린 것이다.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중국이 인정한 것처럼 시사한 것이다.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후진타오 주석이 “김정일 총서기는 중조(中朝·중국과 북한) 관계의 발전을 매우 중시해 작년 이래 3번 방중했다. (김정일은) 젊은 세대가 조중의 우의를 잘 이어받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힘주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장에서 ‘젊은 세대’를 여러 차례 강조한 사람은 김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할 뿐 이에 대해 후 주석이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없다. 후 주석은 지난해 5월 정상회담에서 “중조 우호관계를 자손 대대로 이어가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자손 대대’ ‘젊은 세대’라는 세습을 인정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후계 세습에 대한 지지를 바라는 뜻을 담은 발언을 했다. 그는 “양국 우의가 대를 이어 이어가기를 바라며 이는 우리의 중대한 사명”이라며 “올해는 중조우호합작조약 서명 50주년으로 원로세대가 남긴 귀한 유산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은 “양국 윗세대 지도자들이 일궈낸 조중의 전통적 우애가 시대의 시련을 겪었으며 시간이 흐르거나 세대교체가 되어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식 개혁개방


신화통신이 밝힌 김 위원장의 방중활동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기업체 등을 시찰하면서 “9개월 만에 다시 중국에 와보니 경제, 사회건설, 민생사업, 과학문화 등 각종 부문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생기 가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공산당의 개혁개방 정책이 정확하며 과학발전 노선이 생명력이 있다. 북한인민은 이로 인해 고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 보도에는 “중국공산당의 개혁개방 정책이 정확하다”는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개혁개방 지지 발언은 없다.

○ 중앙통신 국경통과 전 발표


조선중앙통신의 북-중 정상회담 보도는 김 위원장이 북-중 국경을 넘기도 전인 26일 오후에 나왔다. 통상 김 위원장이 국경을 통과한 뒤 보도해 온 관행에 비춰 이례적인 일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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