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中 “남북 냉정 유지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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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변인 성명

미국 유럽 홍콩 중동 등 세계 여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24일 ‘중국의 역할’을 일제히 주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는 북한의 주장을 먼저 보도하면서 남북 간 교전 측면을 강조하는 등 세계 여론에 역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중국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홍콩 밍(明)보는 북한의 존재는 중국에 겉보기엔 이로워 보이지만 결국은 부담이므로 더 말려들기 전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한의 남한 포격에 중국이 유탄을 맞았다”고 이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유엔의 중국 외교관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 때보다 이번이 더 힘들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초기 국제적 관심은 한국의 반격에 쏠렸지만 이제 세계는 ‘평양의 유일한 형제이자 전략적 동지’인 베이징(北京)을 의심의 눈초리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북한의 최근 공포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지 않은 채 ‘실패한’ 6자회담의 재개만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이런 상황 뒤에 숨지 말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성마른 이웃을 둔 중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 중국, “남북 대화해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며 “남북이 냉정과 자제를 견지하고 최대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도발 관점이 아닌 남북한 교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남북한 모두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사건 발생 초기 ‘북한의 포격으로 한국 측 2명 사망’ 등의 제목으로 속보를 전하다 ‘남북한, 서부해역서 교전 발생’ 등으로 수정했다. 신화통신은 24일 오후에는 “정보의 한계로 여전히 누가 포격을 시작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 비슷한 내용을 내보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평양발로 북한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서해 영해 구획을 놓고 남북 간에 분쟁이 3차례 발생한 바 있다고 자세한 소개를 곁들였다.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1면 전면에 ‘조선(북한)과 한국이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또 북한 도발에 대한 비판보다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책임을 돌리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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