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전문가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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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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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南-對美 우위 점하려는 의도… 강력대응 않을땐 또 도발할 것”

북한이 연평도에 해안포 도발을 일으킨 의도를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구도(북한 내부), 대북정책의 전환(대남), 북-미 대화(대미) 등에서 찾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도발을 되풀이할 위험이 높으며 억지력을 보여줄 원칙 있는 대응이 반복되는 도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가나다순)

○ 김영수 서강대 교수


고도로 계산된 군사적 도발이다. 10월 비무장지대 최전방 초소에 2발의 총격이 있었을 때 북한 해안포가 남쪽이 아닌 연평도를 겨냥했다고 한다. 이미 도발훈련을 한 것이다. 23일 호국훈련을 중지하라는 통지문을 남측에 보낸 것은 도발의 명분 쌓기다. 앞으로 북한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등 비전통적 도발을 저지를 여지가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없었던 과감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후계자 김정은을 앞세운 ‘선군(先軍)전략’이 승리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박승춘 전 합참정보본부장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은 우리 사회를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의 싸움으로 몰아갔다. 이명박 정부가 강경한 대북정책을 써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북한의 의도대로 지방선거 결과가 나왔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도발은 북한 내부 문제보다도 대남 전략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군사적 대응뿐 아니라 국민이 이런 도발에 흔들리지 말고 분열되지 말아야 한다. 도발이 북한의 책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돼야 한다.

○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우선 남한 사회에 대북정책을 전환하라고 압박하기 위한 의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또 시기적으로 북한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기간에 도발을 일으켰다. 중국이 실제로는 대북지원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출한 압박카드이기도 하다. 미국에 대해선 이번에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데 이어 강도를 더 높여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격한 것은 북한으로서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이다. 화폐개혁 이후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이 상당하다. 이런 불만을 대외적 긴장으로 돌리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단호한 제재가 동반되지 않으면 도발이 반복될 것이다.

○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정부에서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에 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이번에도 우리가 군사적인 수위에서 강하게 대응할 것으로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 즉, 확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는 차원에서 도발한 것으로 본다. 연평도 도발에 상응하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했어야 했다. 앞으로 백령도나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다시 일어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런 북한의 도발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 유호열 고려대 교수

김정은 후계구도 정착 과정에서 강경세력이 저지른 것일 수 있다. 그 강경세력이 김정은과 후견그룹의 핵심세력인지 아니면 그 그룹에 대한 견제세력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전자일 경우 대남 도발을 통해 정권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군부의 마음을 잡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 아니면 김정은의 후견그룹이 국가체제를 당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과정에서 소외된 군부가 존재성을 과시한 것이거나 그런 재편을 저지하려는 파벌 경쟁의 결과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번 도발로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지 말 것을 요구해온 중국 지도부의 처지가 더욱 난처해졌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중국을 설득할 정당성이 커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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