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軍대응 적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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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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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도발후 대응포격까지 13분 걸려…“소극적 아닌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군 당국의 대응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우리가 쏜 포격 발수는 ‘80발’이라고 확인했다. 북한이 쏜 포격에 대해서는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았는데 ‘수십 발’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 발수가 당초 전해진 200발에서 100발로, 다시 수십 발로 줄어든 데 대해 군 관계자는 “포탄이 바다에도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군이 올해 2월과 8월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안포 사격 당시 “영토뿐 아니라 바다에 떨어지는 데 대해서도 2, 3배 되돌려 줄 것”이라고 밝힌 교전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바다가 아니라 영토에 떨어진 데다 민간인의 인명 피해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교전수칙 이상의 대응까지도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의 한 핵심관계자는 “그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명시된 것은 아니다”며 “현장에서 저쪽(북한군)에서 쏜 것을 보면서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싶을 정도로 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해안포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이 대응사격을 하는 데 13∼15분 걸린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이날 오후 2시 34분 북한의 포사격이 시작된 지 13분이 지난 오후 2시 47분에야 첫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이어 오후 3시 10분부터 시작된 북한의 2차 포사격에서도 우리 군은 15분 정도 지나서 대응사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군은 연평도 기지에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혀왔지만 대응은 늦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이날 정홍용 합참 전략기획위원장의 비공개 보고를 받고 “군의 대응사격이 너무 늦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일단 포사격으로부터 전력을 안전하게 정비하고 조준해서 대응사격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했다.

특히 정치권에선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과 “확전을 막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이날 한나라당의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약했다”고 지적하자 국방부 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은 “공군기로 북한군 진지를 폭격하는 게 가장 강력한 대응이지만 그 방법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늦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민주당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는 “군이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성급하게 확전시키지 않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포격 직후 청와대에서 ‘호국훈련에 대한 대응인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사격훈련은 호국훈련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 성급하게 호국훈련과 북한의 도발을 연결해 북한의 도발을 합리화하는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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