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긴장 고조에 외교행보 빨라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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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에 이은 연평도 포사격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외교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1일 영변에 설치한 원심분리기 2000여기를 공개한 이른바 '우라늄 농축 위협' 사건에는 느린 대응을 하던 중국이 23일 오후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겨냥 포사격 사건에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선 데서 중국의 다급성이 감지된다.

중국 외교부는 연평도 포사격 사건이 발생한 지 1시간30분 만에 이뤄진 정례브리핑에서 "유관보도에 주의하고 있고 사태 전개에 대해 관심을 표시한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취재진의 집중적인 질문에 나름대로 성실한 답변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연평도 포사격 사건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의 발표가 있자마자 속보로 보도하는가하면 관영 CCTV를 통해 영상을 내보내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도 연평도 사건에 대해 상당히 중시하고 대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에는 호흡을 가다듬고 '해법'을 찾으려는 태도를 보이다가 연평도 해안포 공격이라는 도발을 자행하고 이에 대한 남한과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이 예상되면서 자칫 한반도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구체적인 '평가'를 삼가면서 북핵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촉구한 대목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현재 시급한 것은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유관 각국이 함께 노력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가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북핵문제를 시급히 대화의 궤도로 올려놓아야 한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각자의 관심사를 해결하고 2005년의 9.19 공동성명에 명기된 각각의 목표를 실천해야 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각자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저지른 일련의 두 사건은 북한과 한-미-일 3국의 극단적인 대립구도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6자회담 재개 노력이 탄력을 받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된 데 대해 유엔 등을 통한 압박은 물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비롯해 국제적인 비확산 체제를 더욱 강화할 태세다. 이에 북한이 군사적 위협 강화로 맞서면 앞으로도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와는 달리 일각에서는 그동안 잠재됐던 갈등이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해안포 도발 공격으로 폭발한 만큼 이제는 대화로 해결해야한다는 '역설'이 힘을 받아 반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단 한-미-일 3국과 북한에 대한 동시 접근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면서 추가적인 상황악화를 막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의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방중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만나 일단 상황 관리를 위한 '조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일단 북한이 우라늄 농축 위협 철회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비핵화 진정성을 보여야 6자회담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한-미-일 3국의 의지를 전하면서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대응 의지를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북한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훙레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라늄 농축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북한과 연락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유관 각 측과 북핵문제의 최근 상황과 관련해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과 핫라인 가동을 시사했다.

중국이 현 위기 상황을 6자회담 조기 재개로 풀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점에 비춰 우다웨이 대표와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 1부상의 회동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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