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렬목사 귀환 20일로 돌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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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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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단체 임진각서 집회… 큰 충돌은 없어

임진각의 ‘南南갈등’ 1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한상렬 목사 방북과 관련한 규탄 및 지지 집회를 각각 열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규탄하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왼쪽)과 한 목사를 지지하는 8·15평화통일기도회를 연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 회원들. 파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임진각의 ‘南南갈등’ 1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한상렬 목사 방북과 관련한 규탄 및 지지 집회를 각각 열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규탄하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왼쪽)과 한 목사를 지지하는 8·15평화통일기도회를 연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 회원들. 파주=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정부 승인 없이 불법 방북한 한상렬 목사가 20일 오후 3시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이에 앞서 조선적십자회는 11일 한 목사가 15일 귀환할 것이라고 통보했었다. 북측은 귀환 일정이 연기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갑자기 한 목사 귀환을 늦춘 것에 대해 광복절에 남남 갈등을 부추겨 한국 정부를 자극하기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대북 메시지가 담길지 관망하는 등 남측의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광복절 경축사로 인해 한 목사의 귀환이 주목받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는 추정도 있다.

북한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의 없이 판문점을 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한국 정부의 지적에 대해 이와 관련한 조치를 취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목사가 귀환한 뒤 한 목사를 체포해 조사하는 남측 당국을 비난하면서 자신들은 귀환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다 취했다는 논리를 펴기 위한 속셈이라는 것이다.

1989년 방북한 임수경 씨는 그해 7월 27일 판문점을 통해 남측으로 넘어오려 했지만 유엔사가 허락하지 않아 단식 농성을 벌였고, 그 다음 달인 8월 15일 유엔사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문규현 신부와 함께 판문점 통과를 강행했다. 당시 북한 당국도 이들에게 휴전선 통과는 유엔이 개입된 문제라며 제3국으로 돌아 갈 것을 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는 보수단체와 진보단체들이 한상렬 목사의 방북을 규탄하거나 지지하는 집회를 각각 열었다. 한 목사의 귀환이 연기되면서 집회는 당초 신고된 규모보다 축소됐으며 우려됐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20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대북 전단 3만여 장을 북한으로 띄워 보냈다. 라이트코리아와 고엽제전우회는 통일대교 위에서 한 목사로 분장한 사람을 포승줄로 묶어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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