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비관론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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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한 3남 김정은은 자신의 후계체제 구축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983년생으로 26세에 불과한 김정은으로서는 아버지가 살아있는 동안 확고한 권력기반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6일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코리아미래재단이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북핵문제 해법과 남북관계 발전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김정은 후계 체제에 대한 회의론을 폈다. 그는 "김정일도 아버지 김일성처럼 군(軍)을 동원해 체제 정비를 하고 아들로 후계를 넘겨주는 구도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있지만 과연 어린 후계자가 기라성 같은 군인들 틈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이 핵 개발에 집착하고 대미관계를 개선하려는 것도 바로 이런 우려 때문이라고 윤 교수는 해석했다.

그는 "(김정일은) 군이라는 호랑이 등에 탄 아들이 먹히지 않고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핵무기도 쥐어주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동시에 남겨주려 한다"고 해석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북한연구소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북한의 정치변동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하더라도 권력 엘리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돼 권력투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 엘리트들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김정일식 통치스타일은 국정을 완전하게 장악해야 먹혀 들어가지만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아직 확고하지 못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김정일 사후 북한에서는 △후계자의 무능력에 따라 국정이 마비되고 무정부상태로 발전하는 '정권의 자연사형'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권력 투쟁이 발생하거나 유혈 충돌이 발생하는 '권력투쟁형' △김정은 정권이 개혁·개방 정책을 폈다가 주민들의 의식이 성장해 정치적 개혁을 요구하면서 정권이 국민의 저항에 부딪히는 '개혁·개방형' 등 3가지 경로로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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